[IB토마토 전기룡 기자] 대우조선해양건설에 이어 성지건설을 품에 안은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053590)가 자금 확보에 나섰다
. 실탄 확보를 통해 자회사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 공동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
성지건설 회장에 선임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성지건설에서 임직원과 첫 만남을 갖고 있다. 사진/한국테크놀로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 5일 제21·2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한국테크놀로지가 CB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제21회 40억원, 제22회 130억원 등 총 170억원이다.
두 회차 모두 전환가액 1068원에 표면 이자율 5%, 만기 이자율 5%가 적용됐다. 제21회는 종속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오는 9일에, 제22회는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이 오는 10일에 각각 납입할 예정이다.
특히 최대주주의 CB 참여는 지배구조 강화와 공격적인 사업 추진을 강조한 그룹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한 후 3년 만에 수주물량을 3배 이상 늘리는 등 자회사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법원 경매로 성지건설 지분 29.28%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1969년 설립된 1세대 건설사인 성지건설은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린 강릉 스피드경기장, 인천 문학 경기장 등 대규모 공사 경험이 풍부하다. 2021년 건설사 브랜드 평판에서는 3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까지 성지건설의 재상장 요건을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테크놀로지 측은 성지건설 측에 고용 승계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은 성지건설 임직원 간담회에 참석해 “전 임직원이 원팀 정신으로 뭉치면 성지건설의 재도약과 재건은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고용 승계를 유지할 예정이니 기업가치 제고와 재건의 주인공이 되는 일에만 집중해 달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CB를 통해 확보한 170억원 가운데 37억원은 채무를 상환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현재 한국테크놀로지의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20.5%, 43.8%로 두 지표 모두 위험수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을 웃돌고 있다.
나머지 133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한국테크놀로지와 대우조선해양건설, 성지건설의 협력사업을 보다 강화하는데 쓰인다. 아울러 3사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동 신사업도 추진해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신용구 한국테크놀로지 대표는 “한국테크놀로지가 주도하고 대우조선해양건설, 성지건설이 참여하는 공격적 협업이 시작된 것”이라며 “변화하는 추세에 맞게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차기 임시주주총회에서 깜짝 놀랄만한 신사업 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