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영국에서 개최된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IFRS재단은 3가지 중대 사안을 발표하였다. 한국회계기준원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고품질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국제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설립하고, 기존의 지속가능성 기준 제정기구인 CDSB와 VRF를 ISSB에 통합할 예정이며, 기후 및 일반 공시 요구사항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발표했다.
또한 IFRS재단이 국제적으로 단일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만드는 활동에 대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세계경제포럼(WEF), 금융안정위원회(FSB), G20 등이 공식적으로 지지하여 IFRS재단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번 발표를 통해 국제회계기준(IFRS)을 제정하는 IFRS재단이 “국제지속가능성기준”도 제정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
최근에 급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보고기준은 수백 개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장법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라는 단일의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반면에 ESG 보고의 경우에는 기업마다 각기 다른 보고기준을 적용하여 신뢰성과 비교가능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ESG 보고기준의 통일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으며, 이번에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IFRS재단이 ISSB를 설립하여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을 제정하기로 하고, 여러 국제기구들이 지지의사를 표명하여 힘을 실어준 것이다. ISSB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정 시 환경과 기후에 우선 집중하고, ISSB가 제정한 기준의 적용, 수정, 의무화 여부에 대해 각국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한다.
IFRS재단이 ISSB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일정을 제시한 것은 몇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ESG와 관련하여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이 통일되어 혼란이 해소될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ESG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보고기준 외에도 보고방법, 보고범위, 인증 여부 및 인증방법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기업들은 정해진 기준을 준수하기에도 힘든데 아직 기준조차도 확정되지 않아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IFRS재단의 발표는 이러한 혼란을 해소할 출발선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IFRS재단의 ISSB 설립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증대가 중요해졌다. ISSB가 제정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이 어떻게 제정되는가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에 미칠 영향도 다를 수 있다. 따라서 ISSB의 설립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의 제정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의견이 반영된 기준 제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ISSB 본부는 유럽(독일 프랑크푸르트), 북미(캐나다 몬트리올,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런던) 및 아시아·오세아니아에 지역 본부를 둘 예정이라고 한다. 아시아 지역 본부는 중국, 일본 등과 추가 논의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각국은 ISSB 설립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금융위원회와 한국회계기준원이 준비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ISSB가 제정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을 우리나라에 도입할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정해진 기준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적용하는 반면에 ISSB가 제정할 기준은 적용, 수정, 의무화 여부에 대해 각국의 자율성을 보장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ISSB가 제정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의 적용대상, 적용방법, 수정 여부, 의무화 여부 등에 대하여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한국회계기준원 내에 가칭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대비하고 있다.
현재는 ESG 보고와 관련된 기준이 다양하고 인증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일관되지 않은 평가결과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ESG와 관련된 경영전략을 세워 하나씩 진행해나가되 보고나 인증 등과 관련해서는 국제적인 추이를 보아가며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의 개선을 존중하는 ESG의 기본정신이다. ESG의 기본정신을 잘 구현한다면 현재의 혼란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ISSB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의 제정으로 현재의 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