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다 반납?…'실적 추락' 우원개발, 4년 전으로 회귀하나
매출액 전년 대비 52.91% 감소…영업이익 10분의 1 수준
본업보다 투자로 수익성 제고…120억원 금전대여 결정
공개 2021-11-05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0: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우원개발(046940)이 크게 쪼그라든 매출에 수익성도 뚝 떨어지며 걱정 어린 시선이 모인다. 수년간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던 도시개발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주력인 토공사업에서는 균일한 수준의 매출액이 실현되고 있지만 도시개발사업이 지탱해 주지 못한다면 매출 규모는 2017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몇 년간 공을 들인 재무건전성도 과거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원개발은 올해 상반기 836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전년 동기(1774억원) 대비 52.91%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우원개발의 매출액이 1000억원을 밑돈 것은 2017(953억원) 이래 4년 만이다. 영업이익도 18억원에서 머무르면서 같은 기간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우원개발의 실적이 급감한 데는 도시개발사업에서의 부진이 한몫했다. 우원개발은 사회기반시설인 도로, 철도, , 항만 등 토공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편중된 데다, 토공사업의 이익률이 저조한 편이었기에 지난 2003년 대상종합개발의 지분을 확보하며 도시개발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대상종합개발은 우원개발이 지분을 취득한 첫 해에 3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후에도 2006년 한때 매출액이 755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을 기점으로 매출액(23억원)이 급감하기 시작하더니 이후에는 20~4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심지어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단 1원의 매출액도 올리지 못했다.

 

대상종합개발이 다시 본궤도에 올라온 것은 2019년부터이다. 2017 66억원 수준이었던 대상종합개발의 매출액은 2018 625억원까지 급증한다. 다만 당시에는 분양수수료가 101억원에 달해 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부터는 2년 연속 1400억원을 웃도는 매출액과 2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실적을 견인했던 사업장으로는 경북 구미사곡지구 ‘e편한세상 금오파크가 있다. 당시 대상종합개발은 한국토지신탁(034830)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삼호( DL건설(001880))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듬해에는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했다. 분양 초기 완판에는 실패했지만 2019 11 99%의 분양률을 확보하며 실적에 보탬이 됐다.

 

대상종합개발의 성장세는 우원개발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2017년 당시 1836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던 우원개발의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토공사업(1768억원) 96.26%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2018년에는 토공사업(1557억원)과 도시개발사업(625억원)이 각각 71.21%, 28.59%의 매출비중을 확보하며 조금씩 균형을 맞춰갔다.

 

이후에는 토공사업과 도시개발사업이 사실상 5 5 비중을 보였다. 특히 처음으로 3000억원을 웃도는 매출액을 올렸던 지난해(3163억원)의 경우 토공사업(1726억원) 54.57%, 도시개발사업(1428억원) 45.14%씩 책임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도시개발사업(23억원)의 매출비중이 2.78%에 그치면서 2017년 이전으로 회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었던 우원개발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2017년 당시 영업이익률이 3.4%에 불과했던 우원개발은 △2018 0.7% 2019 7.8% 2020 10.3%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시개발사업이 위축된 올해 상반기에는 2017년 당시보다 낮은 2.2%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다. 우원개발은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위험수준(200%)을 초과하는 부채비율을 유지해 왔다. 이후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부채비율은 2019 142.8%, 2020 77.3%로 안정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이보다 낮은 60.3%이지만 토공사업만으로 회사를 지탱했던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부채비율이 다시금 상승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올해 신규수주가 토공사업에 치중됐다는 점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우원개발이 올해 수주한 사업으로는 △검단연장선 3공구 △신안산선 3-2공구 △신안산선 5-1공구 및 터널공사 1구간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건설공사 1공구 △신안산선 3-2공구 C구간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제9공구 등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원개발도 본업보다도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모습이다. 우원개발은 지난 15일 블루리본 디벨로먼트로부터 자기자본(1010억원) 11.87% 수준인 120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우원개발은 금전대여 목적에 자금운용을 통한 투자(금융)수익 증대라고 명시한 바 있다.

 

우원개발 관계자는 최근 대상종합개발이 수주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연결 실적도 함께 감소했다라면서도 금전대여와 관련해서는 도시개발사업이 부진한 것과 이번에 금전대여를 결정한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공시된 대로 자금운용을 통해 투자수익을 늘리기 위함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시작한 우원개발은 2010년에 현재 영위하고 있는 건설업으로 주요사업을 변경했다. 이후에는 종합건설사로부터 하도 받은 다수의 토목공사를 포함한 토공사업을 통해 성장해왔다. 다만 토목부문 시공능력평가에서는 2018 4위를 기록한 이래로 2019 5, 2020 7, 2021 10위 등 매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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