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우진아이엔에스(010400)가 외형성장에 제동이 걸리며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외부에 의존적인 수익구조를 지닌 상황 속에 주요 거래처의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문제를 타개하고자 올해 1월 신사업추진팀을 발족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탓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진아이엔에스는 올해 상반기 40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729억원) 대비 43.9%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38억원에서 54억원으로 보다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우진아이엔에스는 2017년만 하더라도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기계설비 전문 건설사이다. 하지만 이듬해 1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00억원선이 깨졌다. 이후에는 2019년 10억원, 2020년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부진한 실적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우진아이엔에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8억원으로 전년말(95억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잉여현금흐름도 전년 말 12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0억원으로 음전화돼 외부 수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진아이엔에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는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가 주효했다. 우진아이엔에스는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 코팅덕트로 대표되는 하이테크부문과, 아파트·오피스·호텔·백화점 등의 일반설비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하이테크부문의 경우 청화픽처튜브(CPT) 소재 불소수지 코팅덕트를 개발하며 1999년부터 삼성전자(005930)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에 공조덕트를 시공하는 등 성과를 거뒀던 곳이다. 그 결과 삼성물산(028260), 세일이엔에스, 지엔에스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활발할 영업활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반도체 장비 투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로부터의 발주가 감소했다는 데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 웨스트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전년(596억달러) 대비 6% 증가한 632억달러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사 공사를 책임지는 곳이자, 우진이엔에스에게 있어 하이테크부문 최대 고객인 삼성물산의 물량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28억원의 매출액을 삼성물산으로부터 올렸던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12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2019년 한때 1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책임졌던 세일이엔에스도 현재는 수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인 케이제이메탈도 2019년 당시 30억원 이상의 물량을 발주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규모가 1억원에 불과하다.
일반설비부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재 우진아이엔에스 일반설비부문의 주요 매출처로는 포스코건설(138억원)을 비롯해 롯데건설(77억원), 신세계건설(034300)(50억원) 등이 있다. 지난해 19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케이티엔지니어링은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16억원정도만 기여를 하고 있다.
우진아이엔에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을 쌓다 보니 주요 고객사들의 신규 투자 공사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라며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조금씩 영업 저변을 넓혀 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인 우진아이엔에스는 탄탄한 재무구조에 기대어 성장전략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기준 우진아이엔에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1.0%, 2.6%으로 위험수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을 크게 밑돌아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별적인 수주에도 공을 들이는 추세다. 다만 우진아이엔에스의 수주잔고(624억원)가 전년말(524억원)보다 늘어났지만 여전히 직전연도 매출액(1404억원)을 밑돌고 있어 아직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3분기 중 GS건설(006360)과 신세계건설로부터 각각 135억원, 70억원어치를 수주한 게 위안거리로 꼽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진아이엔에스도 올해 1월27일 신사업추진팀을 발족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우진아이엔에스가 보유한 비건설부문 사업목적으로는 무역업, 음식료품제조업, 유통전문판매업, 의류 및 기타 도·소매업 등이 있다.
우진아이엔에스 관계자는 “영업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공감 하에 올해 초 신사업추진팀이 만들어졌다”라며 “현재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들을 살펴보면서 사업성이 높은 매물을 선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정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라며 “사업목적에 음식료품이나 유통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는 것은 신라명과가 계열사이기 때문이지, 해당 분야로 진출하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