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동원개발(013120)이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 현재 진행 중인 자체사업장이 한곳도 존재하지 않아 전체 실적이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그간 보수적인 사업전략을 고수했던 동원개발이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자체사업을 확보하고자 천안지역 시행사를 인수하며 반전에 나섰지만 분양일정은 차일피일 미뤄지며 당분간 '분양매출 전무'라는 불명예를 벗어던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개발은 올해 상반기 202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3086억원) 대비 3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사매출이 1921억원에서 2018억원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분양매출이 전무했던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86억원)보다 35.0% 줄어든 576억원을 기록했다.
분양매출이 ‘0원’이라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자체사업장이 한곳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동원개발은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1164억원 수준의 분양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는 ‘해운대비스타동원(502억원)’과 ‘일광신도시비스타동원2차(1109억원)’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이와 함께 재고자산으로도 5억원가량의 분양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자체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동원개발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동원개발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무차입경영을 이어오며 보수적인 경영행보를 보여왔다. 부채비율도 2003년 195.6%를 기록한 이래로 계속해서 위험수준(200%)을 밑돌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원개발의 부채비율은 14.4%에 불과하다.
그랬던 동원개발이지만 지난해에는 천안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코업씨씨에 지난해 5월 1544억원을 대여해주며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후에는 코업씨씨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코업씨씨는 2018년 10월 1058억원을 들여 ‘천안성성4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부지를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초기에는 두산건설과 ‘천안 성성레이크시티 두산위브’라는 단지명으로 분양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건설이 유동성 등의 문제로 ‘천안성성4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코업씨씨도 위기에 처했다. 동원개발은 해당 사업지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했을뿐더러 자체사업장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에서 기존과 달리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뤄진 공시에서도 금전대여 목적이 ‘시공권 확보’라고 명시돼 있다.
동원개발은 이후 코업씨씨의 사명을 동원도시개발로 변경하고 지난해 12월 흡수합병 절차를 마쳤다. 동원개발이 동원도시개발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소규모합병 형태였던 만큼 합병비율은 동원개발 1.0000000대 동원도시개발 0.0000000로 정해졌다. 이후에는 해당 사업지에서 1195가구 규모의 ‘천안성성비스타동원’을 분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간 유지했던 보수적인 경영행보도 동원도시개발을 인수 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의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원도시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및현금성자산만 4166억원에 달해 자금을 대여해 주는데 무리가 없었다. 아울러 재고자산(2조4521억원)도 전년 동기(1조95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자산규모가 확대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6월 말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7월 초 분양을 나설 것으로 기대됐던 ‘천안성성비스타동원’의 사업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는 점이다. 당시 동원개발은 천안시청에 해당 분양 사무소의 공급일정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9월로 다시금 분양일정이 잡혔으나 또 한 번 미뤄진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원개발이 하반기에는 ‘천안성성비스타동원’을 통해 일정부분 분양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불확실해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동원개발의 분양매출이 내년을 기점으로 다시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안성성비스타동원’를 비롯해 구미와 부산, 대전 등에 위치한 자체사업장이 내년 이후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천안 지역에 사업지를 확보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사업일정은 잡히지 않았다”라며 “분양매출이 전무한 것은 현재 인식되는 자체사업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미, 부산, 대전 등 지역에서 자체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연내에 이뤄질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동원개발은 공사진행률에 따라 매출액을 순차적으로 인식하는 구조”라면서 “공사가 이뤄지는 시기나 진행률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내년에는 몇 개의 자체사업장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기에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분양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시공능력평가순위 26위의 동원개발은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 건설사로 ‘동원로얄듀크’와 ‘동원비스타’라는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장복만 회장의 장남인 장호익 사장(16.25%)이다. 장 사장은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원주택을 통해서도 동원개발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