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린 가운데 수익기반 확대는 숙제로 남았다. 사진은 하나카드 본사가 위치한 하나금융지주 명동사옥. 사진/하나금융지주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하나카드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린 가운데 수익기반 확대는 숙제로 남았다. 비용 절감을 통해 호실적을 거뒀지만, 이익창출력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와서다. 하나카드는 대출이자, 할부카드수수료, 현금서비스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여타 카드사보다 적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나카드의 순익은 별도 기준 1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650억원 대비 118.5% 폭증했다. 동기간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카드가 각각 1조3122억원, 1조11억원을 시현하며 31.1%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터트린 셈이다.
하나카드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지난 4월 취임한 권길주 사장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지난 4월
키움증권(039490)은 올해 하나카드의 순익을 1820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나카드가 상반기 78%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두면서 지난 7월 전망치를 204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하나카드는 KB증권이 전망한 연간 순익 2500억원에 56.8%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기업평가(034950)는 비용 절감을 통한 이익 창출력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며 적극적인 수익기반 확대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업계 전반적으로 외형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 상반기에도 하나카드는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총비용은 472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466억원과 비교해 13.5%나 감축됐으며 같은 기간 총수익은 6647억원, 6341억원으로 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효과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올 상반기 3%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2% 대비 1.8%p 올라섰다.
특히 카드 비용이 올 상반기 1689억원으로 도출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075억원과 비교해 18.6% 감소했다. 대손상각비 역시 948억원, 1103억원으로 14.1% 쪼그라들었으며 이자비용도 564억원, 636억원으로 11.3%, 판매관리비(판관비)도 983억원, 1045억원으로 5.9% 축소됐다. 즉 수익기반 확대보다는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는 의미다.
반면 수익은 여타 카드사와 견줘볼 때 미미한 상태다. 이자, 현금서비스, 할부카드수수료 부문은 업계 최하위에 머물렀으며 카드사 업계 주 수입원인 가맹점수수료, 카드론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이자수익의 경우 올 상반기 27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690억원) ▲
삼성카드(029780)(54억원) ▲국민카드(230억원) ▲현대카드(71억원) ▲우리카드(135억원) ▲롯데카드(484억원)를 한참 밑돌았다. 카드수익에 포함되는 현금서비스수익도 하나카드는 322억원으로 산출되며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카드 평균(74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할부카드수수료수익도 하나카드는 567억원으로 이들 카드사 평균(1540억원)의 36.8%에 불과했다.
여기에 하나카드는 시장점유율(M/S) 또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드구매 부문은 2018년 6.9%에서 2019년 6.8%, 지난해 6.5%로 내려앉았으며 신용판매결제 부문도 각각 6.8%, 6.7%, 6.4%로 떨어졌다. 체크카드 부문도 7.4%, 7.2%, 7%로 내리막을 걸었다. 카드대출 부문만 7.7%, 7.3%, 7.5%로 반등세를 보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연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유력해지면서 카드업계가 비용 절감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하나카드는 대행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대면(은행) 카드 모집을 비대면(모바일)으로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자수익 개선을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일반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상황”이라며 “효과는 2022~2023년 중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또 “리스·렌탈사업 진출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끝으로 “수수료수익의 경우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를 통해 추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하나카드는 카드업무대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에 접어들면 국외에서도 유입될 수 있다”라고 보탰다.
한편, 증권사들은 올 3분기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하나카드의 카드수수료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충당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