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KG이니시스(035600) 자회사 크라운에프앤비의 인수로 지난해 KG그룹 계열사가 된 케이지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가 방역 지침보다 매상을 우선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조치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IB토마토>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할리스 측은 최근 일부 직영점 점장들에게 “5명 이상이 와도 처음부터 제재하지 말고, 일단 주문을 먼저 받자”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렸다. 지시는 전화로 이루어졌다. 제보자는 “메일이나 문자 등은 기록이 남아 문제가 될 수 있어, 전화로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현재 코로나19 방역 지침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기 전이나 주문을 하기 전에 동반 인원을 확인한 후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할리스 측은 직원이 고객의 일행이 5명 이상인 것을 알았다고 해도 주문은 받도록 지시한 것이다. <IB토마토>는 이 같은 제보에 대해 할리스에 설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을 수 없었다.
제보자는 “일단 매장에 들어온 손님이라면 5명 이상이어도 백신접종 여부를 따로 묻지 말라고 했다”라며 “5명 이상일 경우 함께 대화하지 않으면 나눠서 앉을 수 있도록 안내하라는 지시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물론 5명이 함께 왔다고 해도 2~3명씩 완전히 떨어져 앉거나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지침에 저촉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명이 모이는 일 자체를 금하는 것이 방역 지침의 취지인 만큼, 매장에 5인 이상으로 보이는 일행이 들어왔다면 백신접종 여부와 동반 착석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먼저 안내해야 한다.
할리스가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이익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분석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할리스의 영업이익은 2019년에 비해 76.6% 이상 감소한 36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4.7% 이상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114% 가까이 쪼그라들며 적자로 돌아섰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일부 소상공인들이 방역 지침을 어기는 경우가 있고, 바쁘면 매장의 손님들이 방역 지침을 지키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할리스의 경우 국내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중 한 곳인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제보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식의 지시를 받긴 했지만, 다수의 점장이 감염 등을 우려해 5인 이상 손님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과 사전 안내를 계속하고 있다”라며 “점장 본인과 직원의 건강이 관련된 문제인 만큼,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곳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