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웨이브 적자 속 OTT 경쟁사 가열에 대안 있나
올해 1000억원 이상 투자해 독점 콘텐츠 강화
공개 2021-09-27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6일 12: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SK텔레콤(017670)의 뉴 정보통신기술(ICT)사업의 일환 중 하나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국내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OTT 시장에 글로벌 OTT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막강한 IP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까지 확정되면서 웨이브가 향후 경쟁력 재고에 나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OTT업계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일이 오는 11월12일로 공식화됐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마블 시리즈를 비롯해 디즈니 자체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겨울왕국, 심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현재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는 넷플릭스로 전체 4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SK텔레콤과 지상파 연합인 웨이브 21%, 티빙 14% 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디즈니플러스가 막강한 IP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진출하는 만큼 국내 OTT 시장은 안팎의 경쟁으로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국내 요금제는 베이식(월 9500원), 스탠다드(월 1만2000원), 프리미엄(월 1만4500원)으로 구성돼 있다. 토종 OTT인 웨이브는 이보다 저렴한 베이직(월 7900원), 스탠다드(월 1만900원), 프리미엄(월 1만3900원)에 제공되고 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월 구독료 9900원, 또는 연간 9만9000원의 단일 요금제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디즈니플러스 진출 소식에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자사 IPTV 협업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032640)(U+)와 KT(030200)는 디즈니와 협력을 통해 자사 서비스에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SK텔레콤은 독자적 노선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만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협업보다는 자사 OTT 웨이브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예측된다.
 
웨이브 매출 현황.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웨이브 서비스를 운영중인 콘텐츠웨이브의 지난해 매출은 1802억원으로, 전년(97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SK텔레콤의 전폭적인 지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SK텔레콤을 통해 거둔 매출은 지난해 580억원으로 전년(142억원) 대비 300%가 증가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을 통해 발생한 매출 중 81.9%(475억원)는 미디어콘텐츠팩 등 미디어매출로 SK텔레콤 이동통신 고객 대상 판매가 주요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올해 구독 플랫폼 서비스 T우주 상품을 선보이면서 웨이브를 패키지에 포함시켜 가입자 증대 효과도 노리고 있다. 구독 플랫폼 T우주는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웨이브는 올해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앞서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3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왕좌의 게임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 HBO와 독점계약에 이어 NBC유니버셜 산하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 오리지널 시리즈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 강화를 위해 1000억원 이상을 프로그램 제작에만 쏟아부을 예정이다. 지난해 웨이브는 콘텐츠 제작에만 600억원을 썼던 만큼 이를 확대해 공격적인 전략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 경찰수업, 모범택시 등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로 이번 추석 연휴기간 신규 유료 가입자 수가 평시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웨이브 측은 설명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사진/웨이브
 
다만 이 같은 전략에도 경쟁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경쟁사와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1위 OTT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약 55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한편에만 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웨이브는 영업손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웨이브의 영업 손실은 169억원으로 전년(137억원) 대비 23.5% 증가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속되는 적자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작 투자분이 반영된 것으로 올해도 1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라며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해서 웨이브는 장점이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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