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운용사는 최종적으로 성공적인 투자와 회수를 통해 말해야 한다.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다."
'작은 거인(Small Giant)’.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rivate Equity·이하 SG PE)의 사명인 'SG'에서 따온 별칭이다. 지난 2012년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Small Giant)으로 성장하는데 성장 단계별 맞춤 투자를 실행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SG PE는 강소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SG PE 주요 펀드 현황. 표/SG프라이빗에쿼티
화승네트웍스,
JW생명과학(234080), SK D&D, 코스모앤컴퍼니, 쏘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나 성장 자금을 필요로 하는 중소·중견 기업이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성장금융 기업재무안정 PEF 운용사를 비롯해 국민연금·산업은행 미디캡(Mid-Cap)과 인프라 시설 유지관리업, 중국 분유기업인수, 산후조리원 진출까지 지원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SG PE의 17개 펀드 가운데 13개 펀드의 청산 Net IRR(내부 수익률)은 16.43%에 달하며 올해 1분기말 기준 누적 운용자산(AUM)은 1조5053억원으로 중견운용사로 자리 잡았다. 방향키를 잡고 있는 최창해 SG PE 대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 구조개혁단,
KTB투자증권(030210), 베넥스인베스먼트 부사장을 거친 국내PE 1세대로, 국내 PE가 성장하기 위해 투자기업에 대한 건강한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SG PE의 강점으로 △동종·이종 업종 간의 합병(consolidation) △해외시장 진출이나 신성장산업 진출을 통한 경쟁력 확보 △대규모 시설투자나 투자 후 운전자금 지원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지목하며 "턴어라운드 투자 등 남들보다 먼저 한 발자국 앞서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 대한 발굴과 투자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창해 SGPE 대표가 향후 전략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최창해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PE)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1분기 누적 AUM이 1조5053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후 약 10년간의 업력으로 볼 때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나.
△PE의 성과는 최종적으로 회수 수익률을 통해 입증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5년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가 21.8% IRR(내부수익률)을 달성하며 올해 8월에 청산 완료했다. 현재까지 해산한 펀드의 수익률이 손실 난 펀드 없이 평균 20%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투자자 측면에서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구성원들의 협력을 통한 신규 업체나 신규 업종의 발굴 등에 힘써 작년 초에 운용을 개시한 5000억원 펀드도 현재까지 약 62% 투자를 완료해 연말까지 약 80% 투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기(旣)투자기업들도 예상 로드맵에 따라 잘 성장하고 있다.
-올해 중점을 두고 진행하는 사안은 무엇인가.
△매년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 운용사는 지속적인 리서치와 변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본부별로 독립적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시니어와 주니어 인력들이 협력해 지속적으로 조사·연구하며, 신규 업체의 발굴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토대가 안착돼 현재도 새로운 업체에 대한 발굴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새로 합류한 바이오 전문 인력을 통해 바이오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스크린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장 경쟁력 있다고 판단된 업체에 대해 2건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미국 게임업체인 콩스튜디오에 대한 발굴과 투자 등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와 같은 바이오기업을 비롯해 쏘카 등 모빌리티로도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강점이던 구조조정 투자에서 그로쓰·바이아웃 투자로 무게축이 바뀌었나?
△턴어라운드(Turn-Around) 투자역량을 갖고 있다는 것은 2가지 관점에서 봐주면 좋겠다. 우선 구조조정 투자에 정통하다는 점은 우선은 투자시점에서 안정적인 구조로 구조화하거나 하방위험을 막는 구조(Downside Protection) 등 투자 초기에 미래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지난 20년간의 펀드 운용상 투자경험을 통해 투자 자산 관리 중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동태적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점이다.
즉, 턴어라운드 투자란 기본적으로 모든 기업이 성장 과정에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료화되고 비효율적인 부분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경쟁력을 갖춰 성장시키는 투자란 점에서 구조조정 투자도 ‘광의의 그로쓰(Growth) 투자’다. 그리고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투자는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에 대해 섹터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가 가진 리스크 관리 능력을 더해서 초기 등장하는 산업에 대해 조금 더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투자를 집행한다.
-운용인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파트너십 구조로 출자자와의 이해관계 일치를 최선의 가치로 꼽고 있는데 최근에는 세대교체 바람도 있었다.
△자산의 증가와 새로운 영역에 대한 투자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합류한 임직원들이 점차 늘고 있다. 기존 8명이 시작해 20명까지 늘어난 상태고, 앞으로도 조금 더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한 부분에 최고의 인재를 영입할 생각이다.
특히 주니어와 시니어가 조화롭게 본부를 구성해 각 본부에서 각자 선호하는 파트를 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조사·발굴, 투자해 나감으로써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력들이 SG의 철학을 공유하면서 투자 전문가로서 성장해 본부만의 특색을 갖추는데 중점을 두는 영속성을 갖춘 운용사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하반기 금리인상 등 변수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티가 끝났다는 평가도 있는데 향후 투자환경은 어떻게 전망하나?
△전통산업에 대한 시장의 저평가 기조, 그리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과도한 시장 버블 등의 측면에서 비관적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은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산업으로 에너지원의 전환시점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지속될 것이고, 실구매력을 가진 노령 인구의 증가에 따른 바이오산업의 성장, 유통 소비시장에서의 혁신과 변화,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무인화 등 셀 수 없는 많은 기회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이 가운데 주도적인 변화의 주축은 PE와 기업들이 손잡고 함께 끌고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금리나 유동성 등의 변화가 주는 파장은 일부 있을 수 있으나, 큰 흐름에서 지속적으로 PE와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은 서로 동반자가 돼 변화를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PE의 1세대로서 국내 PE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PE가 국내에서 태동한지 15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 PE는 규모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이제 한국경제에서 PE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까지 성장했다. 앞으로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PE는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분야에서 선도적인 투자자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두번째는 ESG관점에서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로스투자냐 바이아웃 투자냐를 따지지 않고 PE의 적극적 경영참여를 통해 경영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는 투자를 지속해나갈 것이다. 이에 더해 환경, 사회적 관점,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갖추는 노력을 더욱 경주해나갈 것이고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운용사는 자연스럽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SG PE 역시 올해부터 ESG 점검 리스트를 만들어 투자 검토시점에서 리스크 관리 본부에서 함께 점검하도록 하고 있으며 투자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통해 건강한 성장을 달성 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갖춘 능력 있는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후계구도가 잡히지 않은 기업이나 도약을 꿈꾸는 기업과 함께 글로벌 강소기업 또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다. 출자자인 LP의 기대치와 시장상황 변화에 맞춰 자연스럽게 우리가 갖는 장점을 접목해 그로쓰에서 바이아웃(경영권인수)으로의 영역의 지속적인 확장을 꾀하고, 제조업 중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헬스, 콘텐츠 산업, 모빌리티, 환경 관련 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진화할 것이다. ESG와 관련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란 측면에서 조금 더 중점을 두는 투자를 실행할 것이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