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장기영업손실로 인해 관리종목에 지정돼 있는
서진오토모티브(122690)가 가뜩이나 위험상태로 평가받는 재무건전성에 불안심리가 나타나고 있다. 자회사인
에코플라스틱(038110)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100%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출자비용으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대출로 마련하기로 결정한 만큼 차입금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진오토모티브의 자회사 에코플라스틱은 850만주의 기명식 보통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예상모집가액 2830원을 기준으로 총 모집금액은 241억원이며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다.
에코플라스틱의 최대주주는 서진오토모티브로 27.4%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구주주에 대한 유상증자 배정비율은 1주당 0.33989845로 서진오토모티브에 배정되는 주식 수는 총 239만618주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유상증자에 100%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상모집가액 기준 약 68억원가량을 출자해야 한다.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지만 서진오토모티브의 재무상황을 볼 때 부담이 되는 액수라고 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서진오토모티브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3억원 정도로 출자비용을 지급할 수 있지만 그동안의 실적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을 상황이라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의 절반 이상을 한 번에 사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서진오토모티브는 유상증자 참여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현대트랜시스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자산유동화대출(ABL)을 진행, 1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담보대출이긴 하지만 서진오토모티브의 재무상황에서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6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44.7%, 차입금의존도는 34.9%로 적정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 미만)을 크게 넘어섰으며 개별기준으로 살펴본다고 해도 부채비율 215.2%, 차입금의존도 40.4%로 역시 재무상태가 불안한 상황이다.
최근 서진오토모티브는 재무구조 개선과 전기차용 감속기 투자재원 확보를 이유로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을 일부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출자를 위한 대출 진행으로 그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자회사 코모스와 서진기차배건 유한공사(중국)의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 273억원의 절반을 채무상환에, 절반을 전기차용 감속기 투자재원으로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단순계산하면 약 137억원의 부채가 줄어들게 되지만 또다시 100억원의 대출이 진행된 만큼 실제 채무 감소효과는 37억원 정도에 그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영업실적을 통한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대응해야 하지만 서진오토모티브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자동차용 구동품 판매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서진오토모티브는 중국 내
현대차(005380) 판매저하와 완성차 해외 생산 확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이 맞물리며 2017년부터 수익성이 악화됐다. 개별기준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17년 -51억원, 2018년 -89억원 2019년 -75억원, 2020년 -5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017년 -86억원, 2018년 -70억원, 2019년 -156억원, 2020년 -123억원으로 적자였다.
부진한 수익성은 현금창출력에도 부정적이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개별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평균은 -68억원이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는데 서진오토모티브의 작년 말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282.9%, 차입금의존도는 48.1%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는 서진오토모티브는 다행히 상반기 개별기준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3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이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은 55억원을 기록하는 등 반등 중이다. 서진오토모티브는 하반기 전기차 관련 사업 매출 발생 등으로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로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진오토모티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기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유상증자에 따른 에코플라스틱 지분희석을 막기 위해 100% 청약을 결정했다”라며 “흑자전환을 통한 현금창출로 재무부담에 대응하면서 관리종목에서 벗어났을 때의 자금조달 등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