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사내이사 선임 등 이사회 교체 건을 모두 부결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에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매각을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 남양유업은 내달 임시주주총회를 다시 열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신규 선임 건이 모두 부결됐다고 공시했다. 당초 남양유업은 한앤코 측 인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집행 임원제도를 도입하도록 정관을 변경하고자 했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과 자사 유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과장 발표로 논란을 빚자, 오너 경영체제를 내려놓고 경영정상화를 꾀한다는 목적이었다.
실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5월 대주주 일가 주식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후 주식 매각 대상자로 한앤코를 선정, 남양유업 일가 보유 지분 53%를 3107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남양유업은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김성주·배민규·이동춘 한앤코 전무를 임기 3년의 기타비상무이사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과 이희성 법무법인(유) 화우 고문을 선임하기로 했으며 신규 감사로는 이길호 전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를 결정했다.
그러나 홍 회장이 남양유업 매각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사 교체 안건 등도 부결·철회됐다. 이날 임시주총이 부결로 막을 내리면서 대주주인 홍 회장 일가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하면서 오너리스크와 법정 다툼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남양유업은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 안정화를 위한 안건을 결의할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안정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안건을 밝히기는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임시 주총은 2주 전에 소집결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10월 초·중순 경에는 안건을 확정해서 공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