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투자은행(IB)부문과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재정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우발채무가 늘어나며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측면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재무건전성 관련 주요 지표. 표/한국기업평가
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대신증권의 제583회 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힘입어 기업금융(IB)과 리테일(WM)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까닭이다.
실제 올해 2분기 대신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845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2562.2% 증가한 4817억원을, 영업이익은 1879.2% 늘어난 687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에 걸쳐 추진한 나인원한남 비즈니스가 마무리되면서 수익을 인식한 데다 IB등 사업다각화를 꾀한 영향이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여진이 남은 상황에서 우발채무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위탁매매부문 호실적과 IB부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판관비·영업순수익비율이 51.2%로 개선됐다"면서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펀드 관련 추가 보상 결정에 따른 충당부채 전입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된 충당부채 544억원을 2분기에 추가로 쌓아 누적 충당금은 989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사진/대신증권
자본적정성도 저하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대신증권의 저위험자산 비중은 50%를 상회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우수하지만,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가 신용도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높은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 자회사 출자부담 등에 따른 자본축적의 정체와 위험확대가 지속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된 상황에서, 올해 들어 자회사 추가 출자와 우발채무 급증으로 저하폭이 확대됐다"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우발채무규모는 1조7191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8083억원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88.9%로 상승하였으며, 유동성GAP(유동성자산-유동성부채) 대비 비중도 172.4%로 과중한 상황이다.
표/한국기업평가
그는 "올해 6월 말 수정NCR이 269.0%로 전년말(351.5%) 대비 크게 하락했고, 순자본비율과 조정레버리지배율도 동반 저하됐다"면서 "자본확충과 위험감축을 통한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사업확대 과정에서 재무건전성 지표가 저하된 상황으로 실물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담이 보다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 또한 "올해 6월 말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98.7%, 순자본비율은 386.0%로 자본적정성이 우수하나, 지표가 전년 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라며 "올해 2분기 중 우발부채 규모가 1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해 우발부채 관련 신용위험액이 커진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펀드와 관련해서는 "리테일 판매금액은 1904억원이며, 상반기 총 726억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했다"면서 "추가적인 배상금 지급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이에 따른 재무와 사업안정성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