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지상파 방송사를 보유한 건설사들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호반건설과 삼라마이다스
(SM)그룹은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보유하고 있던 방송사의 매각에 들어간 반면
, 태영그룹은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와
SBS(034120)미디어홀딩스의 흡수합병 소식을 알리면서
SBS 지키기에 들어간 것이다
.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주방송은 지난달 말 최대주주가 제이디투자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호반건설(16.59%)이 계열사(호반프라퍼티 13.00%, 태성문화재단 10.00%)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광주방송 지분 39.59% 중 35.00%를 제이디투자에 매각한 영향이다. 호반건설은 태성문화재단 이름으로 4.59%의 지분만 남겨뒀다.
호반건설이 광주방송 지분을 매각하게 된 이유는 현행 방송법상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어서다. 앞서 호반건설은 2017년 9월 7조10억원의 자산규모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호반건설은 △2018년 5월 7조9880억원 △2019년 5월 8조4720억원 △2020년 5월 9조1460억원 등 매년 자산규모를 늘려왔다. 올해에는 대한전선을 인수하면서 자산규모가 10조6980억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을 구분할 때 자산규모 5조원과 10조원을 척도로 각각 공시대상기업집단, 대기업집단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울러 호반건설은 또 다른 방송법에도 적용을 받는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은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지분 3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현재 호반건설은 전자신문과 EBN(이비뉴스)을 인수한 상태이다. 이와 함께 현재 3대 주주(21.55%)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서울신문의 인수도 추진 중이다.
SM그룹도 올해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서면서 보유하고 있던 삼라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울산방송의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처했다. 호반건설과 같은 시기 7조320억원의 자산규모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SM그룹은 이후 자산규모가 △2018년 5월 8조6160억원 △2019년 5월 9조8290억원 △2020년 5월 9조6950억원 △2021년 5월 10조4500억원 등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SM그룹은 울산방송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 위해 계열사 정리 등을 통해 자산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SM그룹에게 올해 연말까지 울산방송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만들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사태를 해소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M그룹이 최근 쌍용자동차 인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울산방송에 대한 매각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M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방통위에서 설정한 기한이 연말이기에 아직까지 시간이 남아있다”면서 “지역 건설사 등이 원매자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전했다.
반면 태영그룹은 호반건설과 SM그룹과 달리 지상파 방송사인 SBS를 지킨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4월 SBS미디어홀딩스를 흡수합병하겠다고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1(티와이홀딩스) 대 0.0768974(SBS미디어홀딩스)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28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년 1월18일로 예정돼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SBS미디어홀딩스의 자·손자회사였던 SBS, SBS미디어넷, 스마트미디어렙, SBS콘텐츠허브, SBS에이앤티 등이 티와이홀딩스의 휘하로 재편된다. 티와이홀딩스는 향후 기존 지주회사로서의 기능에서 나아가 SBS미디어홀딩스가 담당하던 방송 지주회사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태영그룹 역시 방송법의 규제 기준인 자산규모 10조원의 턱밑까지 왔다는 데 있다. 태영그룹의 최근 5년간의 자산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 9월 7조7280억원 △2018년 5월 7조8690억원 △2019년 5월 8조2560억원 △2020년 5월 9조7200억원 △2021년 5월 9조8000억원 등 매년 상승하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지난해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사전심사를 받으면서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