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롯데카드의 자본적정성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높은 수익성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여신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서 대손비용 상승 등 하방압력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카드의 제444회 외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롯데지주(004990) 등 롯데그룹과의 적극적인 사업연계와 충성도 높은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자산건전성 주요 지표 추이. 단위;%. 표/나이스신용평가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사모투자합자회사(PEF)인 MBK4호PEF 산하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지분율 59.8%)로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롯데쇼핑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롯데그룹과의 사업연계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카드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년 동기(801억원)대비 60.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548억원으로 50.9% 뛰었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전반에 불확실성은 내재된 상황이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정책이 종료된 이후 저신용·다중채무자 관련 부실이 늘어날 위험이 내재된 가운데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함께 대손비용 상승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권신애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양호하나, 카드·대손비용 상승 가능성과 규제 관련 불확실성은 부담요인”이라면서 “연내 법정 최고이자율 인하와 가맹점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도 예정돼 있는데 이는 신용카드사의 사업안정성에 다소 부정적”이라고 꼽았다.
현재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금융감독원 기준)은 1.1%며, 연체채권커버리지는 316.1%다.
표/한국기업평가
권 연구원은 “건전성지표는 우수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 주도의 원리금 상환 유예 등 한계차주 대상의 금융지원 조치가 실시됐다”면서 “향후 이러한 지원정책들이 단계적으로 종료될 경우 대출성 자산(카드론, 현금서비스)의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조달비용률에 있어 금리 상승 속도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향후 롯데카드의 카드비용, 조달과 대손비용률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작년 이후 제반 카드비용 감소와 대출채권처분손익 증가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 추세지만 카드사 평균 대비 여전히 수익성이 열위에 있다”면서 “업계 전반에 정부 규제 강화, 경쟁 심화 등 수익성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비용구조 개선과 대손비용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자본적정성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 연구원은 “올해 6월 말 기준 레버리지배율과 자본완충력배율은 각각 6.4배, 4.9배를 기록하는 등 자본적정성이 우수하지만 2016년 이후 자산성장세가 지속되는 한편 이익창출력이 약화되고 배당금 지급 부담이 이어지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추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6.2배 수준이던 자본완충력배율은 지난 2019년 5.5배로 하락했으며 작년 말 5.4배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본적정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인 감염확산 지속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전반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다”라며 “카드업계를 둘러싼 규제 환경의 변화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레버리지 규제 변화와 관련해 수익성, 재무건전성 추이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