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넷마블(251270)이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무부담에도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3위 수준의 소셜카지노 게임회사를 인수한다. 일부 신용평가사에서 인수에 따른 급격한 차입 증가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하는 등 재무안정성 저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지만 인수기업의 안정적인 수익성과 재무구조, 미국 시장 공략 시너지 효과까지 고려했을 때 재무구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전망도 우세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은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Leonardo Interactive Holdings Limited)’의 지분 100%를 2조5000억원에 취득한다.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는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 전문업체인 ‘스핀엑스’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넷마블은 스핀엑스를 통해 소셜카지노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소셜카지노는 ‘쓰리(3) 매칭 퍼즐’ 장르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는 캐주얼 게임 장르 중 하나다. 현실 카지노에 존재하는 슬롯머신, 빙고, 포커 등의 게임을 모바일에서 사이버 머니를 통해 즐길 수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카지노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핀엑스는 소셜카지노 게임 업체 중에서도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모바일 소셜카지노 장르 3위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분취득을 공시하면서 그 목적을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사행성 논란으로 서비스 하지 못하는 소셜카지노 부문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으며 다음달 인수가 마무리되면 바로 연결실적에 편입되기에 영업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투자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총 인수금액이 2조5000억원이 2020년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44.5%에 해당하는 만큼 재무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인수예정일인 9월17일까지 총 인수금액의 80%를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4년에 걸쳐 지불하기로 했다. 이는 다음달까지 2조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수결정을 한 지난 2일 넷마블은 금융기간 차입(단기차입금)으로 1조7786억원 조달하며 지분 취득자금을 확보했다.
이 영향으로 넷마블의 단기차입금은 3789억원에서 2조1574억원으로 469.5% 급증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지표의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는 스핀엑스의 재무구조와 인수자금 2조원(총 인수자금의 80%, 전액 외부조달)을 반영한 넷마블의 부채비율을 83.8%로,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를 각각 30.1%, 14%로 추정했다. 인수자금 2조5000억원(전액 외부조달)을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92.5%,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3.3%, 17.9%까지 상승한다.
올 3월 말 기준 넷마블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9.6%, 14.1%이고 순차입금의존도는 -3.9%로 사실상 무차입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차입금의존도는 적정기준(30% 미만)을 초과하게 됐으며 사실상 무차입구조가 깨지게 된 것이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단기간에 차입금이 급격하게 늘었으며 중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는 이유로 넷마블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하기도 했다.
넷마블의 우수한 영업실적, 이에 따른 현금창출력과 스핀엑스의 안정적인 실적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악화를 빠르게 극복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우세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재무안정성 지표가 기존에 비해 나빠진다고 해도 여전히 우수한 편에 속하며 추후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으로 차입금 상환, 빠른 속도로 재무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넷마블의 최근 5년(2016~2020년)간 영업이익률은 14.6%로 매우 우수했으며 같은 기간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연평균 2360억원에 달했다. 단 한 해도 1000억원 미만을 기록하지 않았다.
연결실적에 편입될 스핀엑스 역시 매출 성장세와 수익성이 좋은 편이며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핀엑스의 2019년 매출은 1억8965만2000달러, 영업이익은 4272만9000달러로 영업이익률 22.5%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매출은 4억3208만1000달러, 영업이익은 1억221만2000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278.8%, 139.2%를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3.7%로 역시 20%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0.6%로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우수하다. 올 3월 말 부채비율은 27.8%이고 순차입금의존도는 -75.5%이다. 넷마블 연결실적에 편입된다고 해도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낮다.
더구나 스핀엑스는 넷마블이 지난 2015년 ‘잼시티’를 시작으로 2017년 ‘카밤’ 인수를 통해 진출한 북미시장의 공략에 매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핀엑스의 매출 중 7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잼시티, 카밤을 통해 출시한 기존 캐주얼 게임과의 크로스 프로모션, 하이퍼 캐주얼 장르 개발 등 시너지도 예상된다.
특히 최근 중국 게임시장이 규제로 인해 불확실성 증가로 북미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스핀엑스 인수를 통한 북미시장 성과 기대감을 더욱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스핀엑스가 넷마블의 연결대상으로 편입되면 연간기준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규모가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 한층 강화된 영업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시장성 높은 보유 투자자산의 지분가치가 4조원을 상회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다면 재무지표는 더욱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봤다.
넷마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스핀엑스 인수로 글로벌시장에서 기존 강점을 지녔던 롤플레잉게임(RPG)장르에 더해 캐주얼 게임 영역인 소셜카지노 장르까지 라인업에 더해져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해외 지역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큰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