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에 대해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이중무 애큐온캐피탈 대표이사. 출처/애큐온캐피탈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애큐온캐피탈에 대해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불황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개인신용대출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거액여신 비중이 늘어나 신용집중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2006년 12월 KT렌탈 할부금융부문의 인적분할로 설립된 애큐온캐피탈은 2019년 8월 홍콩계 사모펀드사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의 투자목적회사(SPC) 아고라 엘피(Agora L.P.)가 미국계 사모펀드사인 JC플라워즈(JCF) 보유 지분 97%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또 지난해 2월 아고라 엘피는 JCF 잔여 보유 지분 3%를 인수해 우선주 포함 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애큐온캐피탈의 요주의이하자산비율과 1개월 이상 연체율은 각각 4.1%, 2.0%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개인신용대출과 기업금융 손실 위험이 내재해 있고 거액여신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애큐온캐피탈의 영업자산은 총 3조2891억원으로 기업대출이 36.3%(1조1931억원), 개인·개인사업자대출이 23.1%(7608억원)를 차지했다. 기업대출은 지난 2019년 1조300억원에서 지난해 9980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들어 치솟았다. 같은 기간 개인·개인사업자대출은 7474억원, 7578억원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50억원 이상 거액여신 비중도 2017년 19.4%에서 올해 1분기 37.1%로 불어났다.
이에 한신평은 신규 취급자산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을 점검하면서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애큐온캐피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업종인 항공, 영화관, 숙박 등의 신규 취급자산의 만기를 1~2년 이내로 관리하는 등 장기 부실화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아울러 한신평은 애큐온캐피탈이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자회사 애큐온저축은행의 채무에 대한 연대변제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잠재돼있다며 향후 애큐온저축은행의 자산취급속도, 애큐온캐피탈의 추가 자본투입 부담 발생 가능성을 살펴볼 것이라고 보탰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 2016년 7월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신인 HK저축은행의 지분 98.65%를 198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 저축은행 관련 각종 규제에 따라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은 고객정보 공유 등이 원천적으로 차단돼있다. 그러나 기업대출은 연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애큐온캐피탈의 기업대출 비중은 지난 2015년 50%에서 지난해 63%까지 증가했다. 또 공격적인 영업으로 지난해 대출채권이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한신평은 애큐온캐피탈의 기업대출 확대 추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 평균 증가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코로나19 재확산 등 실물경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잠재위험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영훈 한신평 연구원은 “애큐온캐피탈의 이익 누적 규모 수준과 자산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그러나 목표 레버리지 수준 상승, 자회사 재무안정성 저하 시 자본적정성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신평은 애큐온캐피탈의 제160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자산 변동성 내재, 양호한 재무안정성, 자금시장 접근성 개선세, 자회사 지원 부담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