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SK증권(001510)이 올해 상반기 민원 최다 증권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주식거래 활황으로 호실적을 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불만은 폭주한 모습이다. 특히 올해 들어 SK그룹을 등에 업고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존재감을 키웠지만, 전산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민원이 제기됐다. SK증권은 하반기에 대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IT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6일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공모주 대어들의 상장이 예정된 만큼,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활동계좌 10만좌당 환산한 단순합산 건수도 110.49건으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다. 이번 민원건수에는 중복·반복민원, 단순 질의성 민원은 제외됐으며, 서면 및 전자매체 등으로 접수된 자체민원과 금융감독원 등에 접수된 민원 중 이첩 또는 사실조회를 요청한 대외민원이 포함됐다.
전체 민원 중 99%인 1493건은 2분기에 발생했다. 여기에는 지난 5월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가 상장 직후 급락하면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상장 당시 주가가 22만2500원까지 치솟았다가 1시간 만에 16만2000원까지 급락했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식 매도가 원활하지 못한 까닭이다.
상품유형별 민원을 봐도 주식 관련 민원은 2건에 불과했으며, 전산장애나 연금·대출을 포함한 기타 민원이 150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당시 SK증권은 접속장애 원인으로 ‘PC사양‘등을 지목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으로도 등장, 투자자 보호에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바이오팜(326030) 상장 주간사단에 합류한데 이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IET 인수사로 참여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았음에도 전산부분에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SK증권의 경우 여타 증권사들과 달리 비대면 일반 고객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별도의 수익까지 쏠쏠하게 챙겼다. 실제 SK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익은 18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특히 IB부문 분기손익은 1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9% 급증했으며 수수료 손익은 222억원에 달했다.
사진/SK증권
반면 전산운용에 대한 투자는 인색한 실정이다.
올해 1분기 SK증권의 전산운용비는 47억원으로 판관비(682억원)의 6.89% 수준으로 나왔다. 전체 판관비에서 전산운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다. 실제 판관비대비 전산운용비중은 2016년 말 10.07%에서 2017년 말 9.48%, 2018년 말 8.26%, 2019년 7.9%, 지난해 7.87%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SK증권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공모주들의 상장이 예정된 만큼, IT·전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KIET의 경우 고객별로 담당 부서에서 보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산 관련해서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하반기 IT관련 예산을 220억원가량 증액을 결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IT 인프라 증설 부분은 60억원 추가 예산 배정을 했다”면서 “(카카오뱅크 등 대형 공모주 상장과 같은 이슈에 대응해) 추가적인 문제가 없도록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