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창권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리딩 친환경차 브랜드 도약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005380)는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나서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전기차는 수익성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현대차의 행보는 전기차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가 모인다.
아이오닉5. 출처/현대자동차
30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승용차 교역현황’에 따르면 친환경 승용차(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차 등)의 수출액은 2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3%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승용차 수출액(107억 달러) 가운데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25.1%를 차지했다. 2020년 3분기 19.8%에서, 2020년 4분기 19.8%, 올해 1분기 22.0%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친환경차를 종류별로 분류하면 전기차(수소차 포함)가 12억4000만 달러로 가장 비중이 컸고 이어 하이브리드(HEV, 11억 6000만 달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3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대차 역시 올 하반기부터 아이오닉5 생산 정상화를 통한 판매량 확대 및 제네시스 최초의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가칭 JW)을 출시하는 등 친환경 차량 판매에 주력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를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E-GMP를 적용한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세단,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라인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2분기부터 아이오닉5의 국내 및 유럽 판매를 본격화했다. 이에 아이오닉5는 상반기에만 1만대가 판매됐고, 6월 말 기준으로 미출고 대수는 3만대로 연간 판매 목표(2만7000대)를 크게 초과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하반기에는 아이오닉5 생산을 늘리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 JW와 내년 아이오닉6 출시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부품 개선으로 생산량을 늘려 판매를 확대하고 미출고 물량에 대응할 예정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과 북미, 중국, 유럽 등 4대 권역을 중심으로 전용 전기차 판매를 본격화해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를 56만대 이상을 팔아 8% 이상을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의 주력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아이오닉5 판매를 시작하고, 향후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도 추진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5월 전기차 현지 생산을 포함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에 5년 동안 74억 달러(약 8조1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경우 2026년 이후에는 미국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부과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따라 현지 전기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에 대한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배터리 생산 내재화와 생산 확대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 30조3261억원, 영업이익 1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219.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6.2%를 나타냈으며,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5020억원, 1조9826억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상승은 물량 증가와 믹스개선(Product Mix)효과가 주효했다. 신형 투싼의 글로벌 판매(2분기 기준 12만8000대) 확대로 수익성이 높은 SUV의 판매가 늘면서 2분기 기준 현대차의 SUV 판매비율은 46.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현대차의 경영실적에는 전기차 매출이 별도로 표기되지 않았지만, 전용 전기차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인 만큼 현재는 투싼, 싼타페 등의 HEV·PHEV 차량이 글로벌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로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생산 확대와 실적 개선을 위해 현대차는 연간생산량(연산) 30만대 규모의 아산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오는 6일까지 문을 닫고 신규 전기차 아이오닉6의 생산을 위한 설비 공사에 나섰다. 이에 현대차의 대표모델인 쏘나타와 그랜저를 포함해 내년부터는 아이오닉6까지 혼류 생산에 나서며 가동률 100%를 이룰 예정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 전략도 강화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경쟁력 강화와 내재화를 위해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투자에 나서며, 동남아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아태) 권역을 공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003550)그룹은 지난 29일 인도네시아에 연간생산량(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JV) 설립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양측은 11억 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하고, 합작공장에 대한 지분은 각각 50%씩 보유하기로 했다. 현지 생산을 통해 현대차는 신흥지역에 적합한 부품·시스템 개발과 조달도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 확보와 더불어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EV배터리와 모터시스템을 통합한 차세대 PE시스템 개발과 함께 2025년까지 항속거리를 700Wh/L중반까지 늘린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범 양산에 나서고 2027년 양산을 시작해 2030년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내재화하면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고 최근 반도체 대란처럼 공급이슈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전용플랫폼은 완전한 흑자 모델로 아직은 양산초기인 만큼 수익성이 높진 않고, 향후 생산물량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 공급부족과 같은 생산 이슈 등은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