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메리츠금융의 제12회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지난 2011년 3월 메리츠화재에서 인적 분할한 국내 최초의 보험지주사로, 주력 자회사가 우수한 신용도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사진/뉴시스
다만 부동산PF와 고위험 여신 비중이 높은 점은 재무건전성에 부담요인으로 지목됐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배당수익 확대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됐지만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 확충, 자회사의 증자 필요성, 메리츠증권에 대한 TRS(Total Return Swap·총수익스왑)와 메리츠캐피탈에 제공한 지급보증은 부담요인”이라며 “자회사 자본확충 필요성과 이에 연동되는 메리츠금융의 재무안정성 지표 변화는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TRS 잔액은 3400억원, 권면보증 한도는 8600억원으로, 메리츠금융의 별도기준 자기자본(1조5567억원)의 21.8%, 55.2%에 해당한다.
그룹 전반의 부동산PF 익스포져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조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업계 내 부동산금융에서의 선두적인 입지를 바탕으로 대규모 PF대출을 주선하고 있으며, 계열사와 함께 PF대출에도 참여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5년 이후 주력 계열사의 PF대출이 급증해, 작년 말 기준 주력 자회사가 보유한 부동산PF 순익스포져(Net Exposure)는 13조9000억원으로 이는 연결자본 대비 212%고, 매입확약 등을 포함한 부동산 넷 익스포져 합계는 20조3000억원에 달한다”라고 분석했다.
별도기준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 (단위;억원,%). 표/한국신용평가
그는 “향후 부동산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그룹 차원의 수익변동성과 재무부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계열사 간 공동대출의 결과로 계열사 영업실적 동조화와 함께 높은 실적변동성에 노출도도 나타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우발부채와 대출자산이 작년 들어 빠르게 줄어들면서 그룹 내 여신성 자산 규모가 크게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해외대체투자 등 고위험 여신비중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또 “메리츠화재 역시 대출채권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PF 대출로 구성돼 있는 등 그룹 계열사 전체적으로 부동산 관련 여신 집중도가 높다”면서 “특히, 일부 대체투자 관련 자산의 경우 동일차주에 대한 금융그룹의 고액 익스포저가 존재하여 특정 차주 부실화에 따른 동반 부실 위험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물경기 회복세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대체투자 등 투자자산 부실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배당정책 변경으로 하락했던 주가도 회복했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지난 5월 중기 주주환원 정책으로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축소라는 상충된 방안 발표 이후 메리츠금융 계열사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메리츠금융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12% 오른 2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1.02%, 2.14% 상승한 4950원, 2만3850원을 기록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