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현대차증권(001500)이 투자은행(IB)부문과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실에 대한 부담이 내재된 까닭이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현대차증권의 제880회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고 2008년
현대차(005380)그룹에 편입되면서 유사시 영업·재무적 지원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사진/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412억원으로 전년동기(246억원) 대비 67.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1.9% 늘어난 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투자금융(IB)부문과 리테일 부문 호조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와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는 잠재적인 재무 부담요인으로 지목됐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본시장 불확실성 확대, 실물경기 침체 양상은 증권사들의 영업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 상승 동향과 올해 1~2월 최대치를 기록한 증시거래규모에 대한 기저효과 등으로 상반기 이후 증권사 실적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증권의 올해 3월 말 수정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순자본비율은 각각 241.7%, 488.0%로 자본적정성이 우수한 수준”이라면서도 “작년 3분기 이후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 추세고, 중대형사 동종업계 평균(수정NCR·순자본비율 296.5%· 629.0%) 대비로도 열위에 있다”라고 진단했다.
집합투자증권 투자 확대에 따른 시장 위험액 증가, 대출채권과 우발채무 확대에 따른 신용위험액 증가, 후순위사채 잔여만기 5년 이내 도래에 따른 영업용순자본 인정비율 차감 등이 반영될 까닭이다. 조정레버리지배율은 2019년 말 4.3배에서 작년 말 4.5배, 올해 3월 말 5.8배(미수금 증가효과 배제시 5.1배)로 상승했다. 우발채무(유동화분·한도대출잔액 기준) 잔액은 작년 말 561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6881억원으로 증가했다.
재무건전성 관련 주요 지표. 표/한국기업평가
김 연구원은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운용 확대, 우발채무 증가 등으로 (조정레버리지배율이) 상승세”라며 “자본확충과 위험액 감축을 통한 자본 적정성 지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현대차증권의 경우 자체헤지 ELS 익스포저가 없고, PI성 투자자산 규모도 크지 않아 손실부담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우발채무가 전액 신용공여형으로 구성된 점과 PF·부동산 관련 사업에 대한 쏠림이 큰 점도 부담으로, 향후 부동산 경기 변화와 위험부담 수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바탕으로 우수한 자본적정성 지표를 유지해왔지만, 작년 이후 늘어난 자본여력을 활용한 IB와 자기자본투자 부문 확대과정에서 위험익스포져가 증가해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발부채 익스포져 중 무등급·후순위 약정과 부동산 PF 관련 비중이 높아 관련 유동성과 신용 위험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면서 “증권사의 재무안전성은 위험 인수와 투자전략 등 경영전략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위험 인수 규모와 리스크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