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강화 나선 경남은행…점유율 내리막에 의구심만 커져
지난해 총자산 40조 돌파…여·수신 점유율은 뒷걸음질
직원 1인당 생산성 1억5100만원으로 지방은행 중 최하위
공개 2021-07-13 09:40:0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5: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BNK경남은행이 하반기 인사를 통해 수도권 영업을 강화한 가운데 그 결과에 물음표가 붙었다. 출처/BNK경남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BNK경남은행이 하반기 인사를 통해 수도권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그 결과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이 생기고 있다. 총자산의 확대에도 여·수신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 지표도 시중은행 평균을 밑돌고 있고 직원 1인당 생산성 역시 지방은행 중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 1일 하반기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하며 수도권 지역 영업력 제고, 금융센터 역할 확대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경남은행은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부점장 전보를 최소화하고 현장 중심의 영업력 증진을 위해 영업점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경남은행은 수도권 영업 강화에 방점을 찍었지만, 전국 점유율은 물론 연고지 점유율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은행의 총자산은 별도기준 42조982억원으로 전년 39조2601억원 대비 6.7%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국 여신 점유율은 1.5%, 수신 점유율은 1.8%를 기록하며 각각 1.6%, 1.9% 대비 0.1%p씩 떨어졌다.
 
반면 경남은행과 총자산 규모가 비슷한 여타 지방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점유율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총자산이 59조9548억원으로 집계된 BNK부산은행은 전국 여신 점유율이 2.2%, 수신 점유율이 2.5%로 나타나며 전년과 점유율을 동일하게 가져갔다. 총자산이 58조7693억원인 DGB대구은행 역시 전국 여신 점유율이 2.1%, 수신 점유율이 2.4%로 전년과 같았다.
 
총자산이 경남은행의 약 60% 수준인 광주은행(26조7508억원)은 오히려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여신 점유율은 0.9%로 전년과 같았지만, 수신 점유율은 1.2%로 전년 1.1% 대비 0.1%p 뛰어올랐다. 총자산 대비 준수한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경남은행은 경남·울산지역 점유율도 다소 미미했다. 지난해 여신 점유율은 22.4%, 수신 점유율은 27.8%에 그쳤다. 하지만 부산은행은 연고지인 부산에서 25.8%·31.1%를 시현했다. 대구은행도 37.5%·25.3%, 광주은행도 19.5%·29.4%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결국 경남은행은 여타 지방은행과 달리 시중은행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을 하회하고 있다. ROA는 금융권의 수익성을 살펴보는 대표 지표로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지난해 경남은행의 ROA는 0.4%로 대구은행(0.4%)과 함께 시중은행 평균 0.5%를 0.1%p 밑돌았다. 부산은행은 0.5%, 광주은행은 0.6%로 평균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올해 1분기에도 경남은행은 0.5%를 기록하며 시중은행 평균(0.6%)보다 0.1%p 부진했으며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동일한 0.6%, 광주은행은 0.8%를 가리켰다.
 
지방 영업점 폐쇄에 따른 금융당국의 눈초리도 감내해야 한다. 경남은행은 영업력을 수도권에 집중하는 대신 지방 영업점은 줄여왔다.
 
지난해 경남은행의 비수도권 영업점은 138곳으로 전년 145곳과 비교해 7곳이 줄었다. 부산은행(151→144곳)과 대구은행(160→153곳) 또한 비수도권 영업점을 7곳씩 폐쇄했지만, 금융감독원은 은행 영업점이 사라질수록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영업점 폐쇄를 반대하고 있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활로 모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방은행들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인터넷뱅킹 등의 시장잠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증자를 진행하는 등 여신 여력을 확대했다”라며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신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여·수신 규모가 시중은행보다 열위한 지방은행의 경우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경남은행은 낮은 생산성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억5100만원으로 전년 1억7400만원보다 2300만원 줄어들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1억8000만원, 대구은행은 1억7100만원, 광주은행은 1조7600만원을 기록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사의 또 다른 목적은 디지털화와 업무·마케팅 활성화”라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경남·울산지역 영업점 인력도 각각 7명, 29명 확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영업 강화는 글로벌 진출과 핀테크 제휴 확대를 통한 시장 확대 등과 함께 시장 다각화 전략 중 하나”라며 “시장 다각화 목적은 지방은행의 지역 성장 한계를 넘어 수익을 다변화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업점 조정은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흡수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영업점이 폐쇄된 지역은 무인자동화점(365코너) 운영을 통해 고객 불편을 해소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취약계층 보호를 목적으로 마련된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에 의거해 고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은 지방은행뿐만 아니라 전체 시중은행이 함께 직면한 사항”이라며 “경남은행은 올해 3월 모바일뱅킹 앱을 전면 개편했으며 핀테크와 제휴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확대 중”이라고 피력했다. 또 “비대면 신용대출 고객 수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하반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생활금융 서비스도 탑재할 계획”이라고 보탰다.
  
한편, 경남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616억원으로 전년 1824억원과 비교해 11.4% 축소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546억원을 시현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는 전년 동기 488억원 대비 11.9% 성장한 수치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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