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관 건수와 수익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조 단위 대어급을 비롯해 중·소형 딜을 주관하며 다작(多作)에 성공,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작년 주식자본시장(ECM)부문 선두를 달렸던 한국투자증권과 전통 IB강자로 꼽히던 NH투자증권을 뛰어넘으며 최고 주관사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게 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들어 상반기까지 증시에 입성한 상장기업(스팩·코넥스·재상장 제외) 40개 가운데 30%인 12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대가로 거둬들인 수수료는 229억18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증권사들이 수취한 IPO 인수 수수료 수익이 959억65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24%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뒤는
삼성증권(016360)(158억원), 한국투자증권(112억원),
NH투자증권(005940)(59억원), KB증권(33억원)이 따랐다. 총 인수금액 또한 미래에셋증권이 1조252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투자증권(8944억원)·NH투자증권(6460억원)·삼성증권(5265억원) 순으로 나왔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와 작년 결산에서 각각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1위를 내줬지만, 올해 들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상장 주관을 수주하며 주관 건수와 수수료 수익 모두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 2017~2018년 IPO시장 1위에서 2019년 5위로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셈이다.
사진/백아란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주관건수와 수수료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배경에는 IPO본부 사령탑으로 오른 성주완 IPO본부장(상무)이 있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1972년생인 성 상무를 기업공개 본부장으로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꾀했으며, 성 상무는 연초 인사를 통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성 상무는 미래에셋대우가 2017~2018년 상장주관 1위를 차지할 당시 IB1부문 ECM본부 IPO1팀 이사를 맡은 바 있다. 이와 함께 김진태 IPO2팀 부장은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하반기에도 상장 주관 1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서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IPO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는 데다 하반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상장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상장주관은 KB증권과 크레디드스위스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으며,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한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이 밖에 하반기 대어 중 하나인 크래프톤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을 맡았지만,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를 반려하며 정정을 요구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PO시장이 SK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대형 IPO기업이 등장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도 현대중공업,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들이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빅3간 접점이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실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약 80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공모금액은 5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3650억원) 대비 15배 가량 뛰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화종합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연이은 대형주들의 신규상장을 위한 청구서 접수로 올해 신규상장(IPO) 시장은 ‘역대급’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해 보이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 가운데 5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기관 경쟁률을 1000대1 이상을 기록했다”면서 “올해 대어급 IPO가 다수 예정된 만큼,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