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현 기자]
코오롱(002020)이 주력 자회사의 우수한 사업안전성을 토대로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다만, 증자 참여에 의한 자체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이라고 복수 신용평가사(신평사)는 진단했다. 단기간 재무 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오롱은 배당금·임대료수익과 수입수수료 등을 통해 600억원 내외 영업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순수 지주사로, 영업비용이 인건비와 그룹 광고비 등으로 한정된 까닭에 제반 비용을 지출하고도 매년 300억원가량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수익성이 우수하다.
핵심 자회사의 업계 내 위치는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룹 핵심사업인 화학·소재부문의 중간 사업지주회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건설업을 주사업으로 영위 중이며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해 무역과 수입자동차판매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코오롱이 증자 참여에 의한 자체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출처/코오롱 홈페이지
짚어볼 건 계열 관련 자금 소요에 따라 코오롱의 자체 차입 부담이 높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 1분기 별도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26.3%, 51.2%로 차입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앞서 계열사의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부실자산 정리 과정에서 코오롱이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며 대응했기 때문이다.
코오롱환경에너지와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매각 등으로 순차입금(6113억원)을 덜어냈지만, 지난해 540억원을 기록한 실질현금창출력 대비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라고 신평사는 내다봤다. 특히 지주사 레버리지 관련 지표인 이중레버리지는 지난 3월까지 186.9%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한국기업평가는 판단했다.
개선 속도는 다소 더딜 것으로 예측됐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자체 수익창출력 제고를 통한 현금 유보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중단기 내 유의미한 자체 재무레버리지 축소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코오롱 총차입금 6313억원 중 단기성차입금은 4812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현금성자산은 200억원으로, 만기도래 차입금의 상당 부분은 차환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추가 자금 소요 발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다봤다.
김봉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주력 계열사가 사업경쟁력을 유지할지, 또 재무 안정성이 열위한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할지 등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소”라며 재무 위험 변화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