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거래대금 확대와 투자은행(IB) 부문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고위험투자의 빠른 확대와 옵티머스 펀드 판매 등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 등이 부담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NH투자증권의 제1477회 사모 기타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NH금융그룹에 편입된 초대형IB로서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27% 뛴 257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44억원으로 596% 증가했으며 자기자본은 5조7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본적정성지표 추이.(단위;억원), 표/ NICE신용평가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에 대해 IB·자산관리부문의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창출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해외투자자산의 손실 인식과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은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외 투자확대에 따른 자본완충력 등 재무에 부담이 내재한다는 분석이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3월말 집합투자증권과 대출 등 자기자본(PI)투자와 우발채무 규모는 6조7000억원 수준이고, 구성상 해외자산과 무등급 기업에 대한 비중이 큰 편으로 자본 완충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국내외 실물경기 위축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해외 호텔과 복합상업시설, 국내 외 무등급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실적 부담과 장기운용 자산 부담에 따른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안 연구원은 “자체헤지 주가연계증권(ELS) 익스포저(1분기 1조4000억원)가 크지 않고 IB 부문의 수익확대 양상, 유동성 버퍼 등을 고려할 때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한 양호한 실적과 유동성 대응력을 나타낼 전망”이라면서도 “실물경기 위축 장기화 상황에서 국내외 기업과 실물자산 익스포저가 큰 점과 옵티머스 펀드 판매 등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 부담, 시장금리 상승 동향 등은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측면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박선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IB사업부문의 확대로 기업대출금과 해외대체투자 등 고위험 투자자산 관련 위험인수액이 2018년 이후 빠르게 늘어난 점은 향후 자본적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자기자본 대비 고위험 익스포져 비중이 적지 않은 수준으로 그 추이와 질적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손실 보상과 관련해서는 손실액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나은행과의 구상권 청구 등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사진/NH투자증권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2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 고객을 대상으로 원금전액 지급을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미환매 펀드 원본(5146억원) 중 84%인 4327억원을 판매한 최다 판매사로, 투자원금은 일반투자자 831명(2780억원)에게 반환된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옵티머스 펀드판매와 관련해 약 21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으며 올해 1분기에도 약 400억원의 추가손실을 인식한 바 있다.
안 연구원은 “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중단·부실 기초자산 운용 사기정황과 관련해 주요 판매사로서 재무부담과 평판저하에 대한 부담이 내재하고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수익증권의 일부 회수가능성(회수율 약 15%~25% 추산)과 최근 업황 호전, IB 수익력 확대로 이익규모가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비경상 비용부담이 수익성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일반투자자(2,780억원)에 대한 100% 원금 지급을 결정함에 따라 추가 손실이 발생할 예정이나, 손실액은 2020년 연결 순이익(5769억원)의 16% 수준으로 1분기 순이익과 향후 안정적 이익창출 전망을 감안할 때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향후 전문투자자에 대한 배상 규모와 구상권 청구 결과가 회사 손익과 사업 평가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관련 진행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