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돌아선 와이제이엠게임즈…민용재 대표, 반전 카드 있나
2020년 매출액 303억원…근 5년 중 최저치
내부 재무지표 역시 '악화일로'…게임 매출 4억원 내외
게임 부진에도 공격적인 투자 '지속'
관계자 “게임 사업 의지 확고…이용자·투자자에게 보답하고자 노력”
공개 2021-05-14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11: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2019년 흑자 전환으로 반등에 성공한 와이제이엠게임즈(193250)가 1년 만에 고꾸라졌다. 개선된 재무 지표는 지난해 다시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사명을 바꾸고 민용재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지 올해까지 햇수로 6년, '게임즈'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온 게임 사업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진동모터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게임에 투자하며 반전을 꾀하려 하지만 민 대표가 바라는 시나리오대로 펼쳐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날아오르는가 싶더니, 또 낙제점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 작년 매출액은 303억원으로, 근 5년 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2019년보다 25.3% 감소한 숫자다.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약 21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전반적으로 재무 상태가 모두 악화했다. 배당 여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52억원으로, 마이너스(-) 구간에 들어섰다. 
 
회사 자정 능력 평가 잣대인 내부순현금흐름(ICF)과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 모두 -60억원으로 책정됐다. ICF와 ACF는 2019년 87억원, 213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순손실(76억원) 기조 역시 해소하지 못했다. 500억원을 웃돌던 현금성자산은 2019년부터 이상 기류가 흐르다, 지난해 187억원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사명에 나오듯 와이제이엠게임즈는 ‘게임’ 회사다. 때문에 게임 매출 추이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에 분수령이 된 2016년부터 연혁을 살펴보면 이렇다. 본래 ‘영백씨엠’에서 와이제이엠게임즈로 상호를 변경, 그해 본격적으로 게임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민용재 대표가 수장 자리에 올랐다.
 
 
민 대표는 2000년대 초 CCR에서 ‘포트리스’ 흥행을 이끌었고, 넥슨코리아에서 마케팅 총괄이사, 사업 총괄이사를 지내는 등 게임 업계에 정통한 인물이다. 원이멀스(와이제이엠엔터테인먼트)로 터전을 옮긴 뒤, 2016년부터 와이제이엠게임즈 선봉장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그해 6월부터 원이멀스를 통해 다수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민 대표가 부임한 첫해, 게임 사업 공적은 약 19억원으로 미진했다. 회사는 원이멀스를 통해 ‘내가 영웅일 리 없어’ 등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파이를 키워갔다. 2018년 게임 매출액은 100억원을 상회했다. 중국 게임사와 협업해 ‘삼국지 블랙라벨’ ‘삼국지 인사이드’를 선보이며 저변을 더 넓혔다. 지난해 8월 ‘라스트 커맨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징점이 있다. 와이제이엠게임즈의 최근 3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종합해보면, 게임 서비스 매출 비중이 2018년부터 순서대로 26.73%(108억원) 11.17%(45억원) 1.45%(4억원)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은 진동모터 부품 제조·공급 관련 매출(299억원)이다. 게임 사업 성과가 뜨뜻미지근했단 의미다.
 
민용재호(號) 출범 후 회사는 영백씨엠에서 이어온 스마트폰용 진동모터 사업으로 영업수익을 얻고, 이를 게임 사업에 투자하는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분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창출원은 원류 사업인 진동모터뿐인 셈이다. 결국 게임 사업이 결실을 맺어야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런데도, 회사는 캐시카우(진동모터)에 힘을 싣기보다 게임에 열을 가하는 모양새다.
 
 
투자 행보에서도 이런 기류를 확인할 수 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2019년 125억원을 투하해 ‘블레이드’ IP를 장착한 게임 회사 액션스퀘어(205500)를 인수했다.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그널앤코, 일리언 등 게임 관련 회사에 총 134억원을 투자했다. 액션스퀘어 재원까지 총 26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매출액 대비 80%를 넘는다.
 
올해도 시선은 게임에 쏠렸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지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과 AR(증강현실), VR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관계사 원이멀스에서 개발을 전담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와이제이엠게임즈가 퍼블리싱 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회사 액션스퀘어와 협업 가능성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민 대표는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연준 액션스퀘어 대표는 와이제이엠게임즈 2대 주주인 넷마블(251270)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민 대표와는 넥슨에 적을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이멀스의 임종균 공동대표도 넥슨 전략기획팀 출신으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굵직한 게임에 손을 댄 경력이 있다.
 
핵심 인력들을 보면, 우려보단 기대감을 모으지만 주가는 민 대표가 와이제이엠게임즈 대표에 오른 후 연신 하향기류를 타고 있다. 2017년 넷마블 상장 관련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768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연말 3000원대로 내림세를, 이듬해 1000원대로 전락했다. 
 
 
 
지난해 3월20일 1000원을 밑돈 938원을 기록하며 ‘동전주’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공격적인 투자 외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 역시 민 대표가 마련해야 할 대표적인 안으로 꼽힌다.
 
와이제이엠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진동모터 사업이란 캐시카우가 있음에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종합 게임회사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관계자는 “라스트 커맨더는 실패했지만, 올 초 선보인 ‘소울워커 아카데미아’가 반응이 좋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며 “어닝 서프라이즈까진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어 게임은 액션스퀘어에서, VR 게임은 원이멀스에서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슈팅 게임 ‘엔빌’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IP를 활용한 게임을 액션스퀘어에서 준비 중이다”라며 “게임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토대로 이용자와 더불어, 주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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