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매출에 직격탄이 가해지면서 신한은행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물경제 리스크 증가에 따라 자산건전성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중지와 관련한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오는 22일 수장들의 제재가 예정돼 있는 만큼 경영 리스크와 브랜드 신뢰도 하락 우려도 존재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기관들은 이날 신한은행의 제25회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에 대해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신한지주(055550) 계열의 대형 은행으로 공고한 사업기반을 갖고 있는 데다 감독규제 등을 감안할 때 은행업의 산업위험이 낮다는 판단이다.
작년 말 기준 신한은행의 총자산은 396조7000억원(별도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6% 늘었고 일반은행 기준 여·수신 점유율은 15%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실자산 증가와 재무건전성 저하 여부는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꼽힌다.
수익성지표 추이. 표/한국기업평가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해 저금리와 코로나19에 따른 충당금 적립 이슈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778억원으로 전년대비 10.8% 감소했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로 3년째 내림세를 그렸다. 수익성 평가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18년 1.6%에서 2019년 1.5%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까지 하락하며 업계평균(1.5%)을 하회했다. 단기유동성 규제비율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90.0%로 시중은행 평균 수준(100.9%)을 밑돌고 있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여신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건전성 하락 우려가 높아지고 실물경기 위축과 저금리 기조 등으로 인해 은행업 경영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또 “가계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높게 부과하는 등 예대율 산정방식 변경이 오는 6월까지 유예되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됐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출규모 증가와 예수금 조달 경쟁으로 인해 유동성 관리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불렀던 라임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상품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크레딧인슈어드(CI)펀드에 대해 원금의 최고 80%(법인 30~80%)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라임펀드 관련 미상환액은 2739억원(458계좌)으로 신한은행이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금융소비자 간 분쟁은 길어질 수 있다.
사진/신한은행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오는 22일 제제심의위원회를 열고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수위도 결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 책임을 물어 진 행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통보했으며, 조 회장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경고'를 사전통보한 상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손해배상과 브랜드 신뢰도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금융투자상품의 손실 발생으로 분쟁 조정과 피해구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자산관리부문 영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성향과 우수한 부실완충력을 감안할 때 자산부실화에 따른 급격한 재무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최근 수년간 경기민감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여신성장이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실물경제 리스크 증가에 따른 자산건전성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