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현 기자]
롯데쇼핑(023530) 재무지표에 경고음이 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창궐 후 영업수익성이 저하돼서다. 2020년 부채비율은 200%에 육박한다. 수익 창출력이 악화했지만 코로나19 기저효과를 예상한 분석도 나온다. 다만, 짧은 시간 이익 개선은 힘들 것이란 진단도 잇따른다.
5일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A/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주요 점포 영업 중단, 오프라인 소비 확산으로 주력 사업 매출이 급감했고,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16조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한 숫자다. 매출 30조원에 육박한 2015년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약 3460억원으로 2019년 대비 19.1% 쪼그라들었고, 순손실은 6866억원으로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배당 여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2019년보다 85% 감소한 614억원이다.
적자 기조는 손상차손이 반영된 탓이다. 저수익 점포 관련, 유무형자산과 사용권자산에 대한 손상차손이 2017년부터 인식됐다. 백화점, 할인점, 슈퍼, 하이마트 영업권과 실적 부진 점포 관련 손상차손액은 지지난해 9475억원, 지난해 5043억원으로 책정됐다.
타인자본 규모도 늘었다. 조정순차입금은 작년 말 13조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96%, 차입금의존도는 50%로 2018년 각각 111%, 30%와 비교했을 때 증가 폭이 뚜렷하다. 아울러 리스회계기준 적용으로 리스부채 약 6조원이 지난해 인식됐다.
회사는 2~3년에 걸친 점포 구조조정 계획을 지난해 착수했다. 수요 변화에 대응해 온라인 사업에도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작년 코로나19 기저효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올 1분기 자산 손상 인식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와 주요 사업 매출 회복세가 더해져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DB금융투자(016610)는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6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 효과 확산, 이연된 가계 소비 여력이 백화점 채널의 기존점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반적인 인건비 등 비용 구조 효율화로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률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 실적 개선이 어렵단 관측도 있다. 소비패턴 변화로 유통업계 경쟁이 심화한 만큼, 롯데쇼핑 핵심 역량인 대규모 점포망 등 사업적 이점이 희석됐다는 예측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사업과 점포 구조조정만으론 중단기간 내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재무 부담이 가중될 요인도 상존한다. 온라인 사업 안정화엔 상당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경쟁 과열 상태다. ‘IT 공룡’
NAVER(035420),
카카오(035720)도 커머스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온라인 채널이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중”이라고 했다. 또, 최근 중고나라 지분인수,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등 이커머스 확대를 위한 투자가 지속 중이다. 현금 창출에 제동이 걸릴 공산이 크단 얘기다.
한 연구원은 “저수익구조가 단기간 이익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 국내 주력사업 부문의 수익창출력 개선 여부와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 성과, 그룹 내 온라인 사업 통합관련 경쟁력 확보 여부, 인수합병을 포함한 투자부담 추이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소”라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올해 백화점 5개점, 마트 14개점 등 총 69개점에 대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5000억원 이상의 부채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점포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계획의 원활한 진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