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케이전자, 절반이 '빚'…실적 개선에도 빚만 쌓이는 재무구조
원재료 부담에 늘어나는 차입규모
운전자본 영향…이익창출력 제한적
공개 2021-04-01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0: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엠케이전자(033160)가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재무부담 위험이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시장의 성장으로 주력 제품인 ‘본딩와이어’의 수요증가가 예상되지만 원재료비 등 높은 수준의 운전자본으로 인한 변동성 큰 이익창출력과 이 영향에 따른 차입부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엠케이전자는 총자본 중 빚이 절반을 넘어서는데다 차입구조상 단기에 갚아야 할 차입금의 비중이 90%를 넘어서며 불안한 재무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케이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개별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109억원, 당기순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5.5%, 591.7% 증가했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인한 매출 성장과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구리 와이어 부문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수익성이 좋아졌음에도 ‘빚’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별도기준 엠케이전자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96.4%로 전년 말 대비 11.2%p 상승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차입금 의존도도 52.9%로 50%를 넘어섰다. 이 비율은 30% 이하가 적정한 수준이며,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회사일 수록 불안정한 상태로 본다. 이는 계열사 지분투자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지속되는 운전자본 부담 대응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엠케이전자는 지난 2013년 엠케이인베스트먼트 300억원 출자, 2015년 티앤케이인베스트먼트 지분 264억원에 취득, 2018년 홍콩법인 79억원 출자, 2019년 한국토지신탁(034830) 지분 76억원 취득 등 계열사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유출로 차입규모가 늘어났다.
 
여기에 주력제품의 비싼 원재료 값으로 인해 발생하는 운전자본 부담을 단기차입으로 대응하면서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엠케이전자의 총차입금은 2017년 1088억원, 2018년 1437억원, 2019년 1497억원, 지난해 1698억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작년의 경우 금 매입단가의 상승으로 총차입금이 전년보다 13.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1581억원으로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1%에 달한는 점도 부담이다. 같은 기간 엠케이전자의 현금성자산은 70억원(별도기준)에 그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갚을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익창출력이 제한적이라 당분간 재무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매출이 원재료 값이 비싼 특정 제품에 치중되면서 이익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본딩와이어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 비중이 86.5%에 달했다. 본딩와이어 중에서도 금을 재료로 하는 골드와이어의 비중이 93.3%를 차지했다.
 
골드와이어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탓에 매출원가율은 2017년 95.4%, 2018년 95.9%, 2019년 96.4%, 2020년 95.4%를 기록했다. 반도체 시장 호황에 따른 본딩와이어 수요 증가로 매출 성장은 지속될 수 있으나 높은 원가율로 인해 수익성 개선은 매출 증가만큼 따라오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전방 거래처 대비 원가교섭력이 떨어지는 점도 이익창출력을 제한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판매 증가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줬던 구리와이어 제품도 있고 소형칩 패키징에 사용되는 ‘솔더볼’ 제품 등도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더구나 올 들어 구리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높은 원재료비 부담과 열위한 가격교섭력에 따른 낮은 채산성으로 인해 제한적인 수준의 이익창출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외형과 미흡한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라고 지적했다.
 
엠케이전자는 차입금(단기성차입금) 부담은 원재료 매입 후 매출 발생까지의 기간 때문에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해당기간의 조정과 생산효율화, 재고관리 등 비용절감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무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을 구입한 후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의 기간에 따라 재무부담을 주는 영향도가 발생하는 만큼 그 기간을 줄여주는 영업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며 “또한 비용효율화를 위해 자동화와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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