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401억원·영업손실 13억원…만성적자 기업작년 3분기 부채비율 289%·유동비율 48.4%로 재무안정성 낮아친환경 자동차용 전장부품 생산 드라이브…“부품 차별성이 향후 성장 판가름”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10년째 적자기업인
삼화전자(011230)공업이 친환경자동차용 전장부품 생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좀처럼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후 적자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부채비율은 300% 가까이 치솟고 현금으로는 단기차입금도 갚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삼화전자는 2017년 12월 무상감자와 2018년 1월 유상증자를 병행하며 재무 상황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은 우선 과제로 놓여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화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01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 486.7%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7.5%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코로나19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삼화전자는 2010년부터 적자를 이어오는 ‘만성적자’ 기업이다.
삼화전자공업. 출처/삼화전자공업 홈페이지
삼화전자는 페라이트와 MPC 코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페라이트 코어는 자동차 전장부품, 산업용 반도체·디스플레이, 생활(주방)가전, 전파흡수체, 정보통신 등에 사용된다. 최근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며 전장부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화전자는 2017년부터 현대기아차 향 LDC·OBC·스마트 키용 안테나 등 전장 부품용 페라이트 코어의 국산화에 성공해 양산하고 있다. 특히 2020년 하반기에는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향으로 18종의 친환경 자동차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GM, 혼다, 닛산 외 유럽 전장업체 등에는 2019년 상반기부터 소량 공급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국내 5G 통신 중계기용 정류기에 사용되는 페라이트 코어가 승인 진행 중인데 2021년부터는 양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삼화공업 매출에서 페라이트 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92~94% 사이다. 10년 전인 2010년 83.7%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높아진 수치다.
삼화전자는 페라이트 코어의 수요가 증가하며 2018년부터 영업손실폭을 소폭씩 줄이고 있다. 하지만 흑자전환은 아직 먼 얘기로 들린다.
삼화전자는 2010년 매출 516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매년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매출은 361억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74억원에 달했다.
특히 2017년에는 매출 442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하는 것을 '(부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당시 삼화전자의 자본금은 47억원, 이익잉여금은 -339억원, 자본총계는 3억9140억원이었다. 즉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자본금보다도 적은 자본잠식 상태였다.
또한 2018년 8월에는 감사인의 의견거절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약 7개월 후인 2019년 3월에서야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당시 감사인의 의견거절 이유는 △자산손상 △유형자산 재평가와 투자부동산 분류 △이연법인세자산의 실현가능성 등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9년 영업 손실을 2억원까지 줄이며 개선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2020년 다시 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이 겹치며 흑자전환의 기회를 놓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삼화전자는 재무안정성 지표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기준 삼화전자의 단기차입금은 204억원에 달하지만, 현금성자산은 2억원에 그친다. 1년 내 삼화전자의 보유 현금으로 단기차입금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 유입(+)이나 유출(-)을 보여주는 조정영업현금흐름(OCF) 역시 적자다. 2019년 -17억원, 2020년 3분기 -9억원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는 판공비·대출이자·법인세 등 영업을 위해 쓴 현금의 합계가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영업현금흐름이 정체되며 잉여현금흐름(FCF)도 최근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화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2018년 -20억원, 2019년 -12억원, 2020년 3분기 -17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흐름이다.
부채비율도 최근 3년간 200%를 훌쩍 웃돌고 있다. 자본잠식이 있었던 2017년 1만5762%와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모습이지만, 2018년을 기준으로 보면 부채비율은 233%에서 2020년 3분기 298.1%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상 제조업체의 경우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 상태가 불안한 것으로 본다.
기업의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수년째 적정선인 200%에 미치지 못한다. 삼화전자의 유동비율은 2016년 41.1%에서 2020년 3분기 48.4%로, 여전히 현금 동원력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유동비율은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며 100%가 안 된다는 것은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실적 악화에 재무 상태까지 나빠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삼화전자에 대해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주력 제품인 자동차 부품용 페라이트 코어의 차별성이 향후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페라이트 코어는 전장부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 중 하나다”라며 “고성능·차세대 페라이트 코어의 생산 가능 여부 등이 향후 업체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화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과거 생산했던 부품은 백색가전에 많이 사용됐는데 상대적으로 저수익군이었다"라며 "현재 자동차 쪽으로 제품군이 많이 확대되면서 적자가 많이 개선되고 있고, 향후 친환경자동차 쪽으로 매출을 확대하면 지금보다 나은 실적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페라이트 코어 자체는 여러 제품에 이용되며 다양한 업체에서도 만들지만, 삼화전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페라이트 코어를 '다품종'으로 생산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