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이동걸 회장이
HMM(011200)(구 현대상선)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쌍용차의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출처/산업은행
1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으로 이뤄진 기업 구조조정 제도 설명회에서 "HMM의 매각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말과 같은 입장이다. HMM 매각설이 불거질 당시에도 산업은행은 "HMM의 매각과 관련해 검토한 사실이 없다"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포스코(005490)는 HMM 인수설에 관해 "산업은행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다"라고 해명을 하며 산업은행이 비공식적인 제안을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또한 최근 크게 좋아진 HMM의 실적은 매각설에 설득력을 더했다. HMM은 지난해 98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1조'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다. 꾸준히 100%가 넘었던 원가율이 크게 개선된 탓이다. 지난 2010대 HMM의 원가율은 98~111% 사이를 기록했다. 100원을 팔 때 111원을 썼던 경우도 있다는 의미다. 운임 가격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의 용선 계약이 원가율 상승을 이끌었다.
또한 올해 실적도 밝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올해 HMM의 실적으로 매출액 8조6864억원, 영업이익 2조4867억원을 예상했다. HMM이 예상대로 실적을 낼 경우, 지난해보다 각각 35.4%, 153.5% 증가하게 된다. 그는 "다른 선사 전망, 해운업 전망 자체가 좋아 HMM도 자체적으로 올 상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 중"이라면서 "다만, 유가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갑작스럽게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동걸 회장은 P플랜(단기법정관리)을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 문제를 주로 언급했다. 그는 쌍용차의 P플랜에 대해 "순탄하게 가고 있지 않다"면서 "잠재적 투자자는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조속한 의사결정을 독려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쌍용차 노사는 여전히 제가 생각하기에 안이한 것 같다"면서 "잠재적 투자자(HAAH 오토모티브)와 적극적인 협상을 한 이후 산업은행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몸집이 가볍게 해야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먼저 도와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관해 '투자자 확보 이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한 이후 자금조달 증빙을 제시하고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면 외부 전문가를 통해 객관적으로 타당성을 검증, 결과에 따라 자금을 지원할 계획"면서 "그렇지 않으면 진행이 불가능하고, 진행할 경우 배임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쌍용차 △쌍용차 노사 △대주주인 마힌드라 △협력업체 △채권단 등을 이해관계자로 거론하면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전례 없는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 4494억원, 당기순손실 5043억원을 기록, 부실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