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아이엠(101390)의 재무 상태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적자가 지속되며 부채채비율은 260%를 돌파했고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자본잠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메타버스’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책과제를 통해 수행한 증강현실(AR)과 관련된 기술의 사업화는 계획조차 하지 않은 상태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잠정 연결 기준 아이엠의 지난해 매출은 1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줄었고 영업이익은 -71억원, 당기순이익은 -12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수익성이 문제다. 연결 기준 2016년 영업이익은 -109억원에서 2017년 12억원으로 흑자전환한 후 2018년 -35억원, 2019년 -74억원, 2020년 -71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6년부터 적자다. 개별 기준 영업이익 역시 2018년부터 적자인데 만약 연결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개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나올 경우 올해 흑자전환을 못한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여기에 자본잠식의 가능성도 커졌다. 잠정 연결 기준 지난해 말 아이엠의 자본총계는 216억원으로 전년(327억원) 대비 34% 줄면서 자본금 211억원과의 차이는 5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익결손금이 잉여금으로 전환되지 못한다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없을 시 자본잠식은 불가피해 보인다.
재무안정성도 악화되고 있다. 2018년 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부채비율은 2017년 187%에서 2018년 159.3%까지 개선됐지만 2019년 259%로 전년 보다 100%p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266.5%(잠정)를 기록, 더욱 나빠졌다.
적자지속은 주력 사업 변동으로 인해 커진 매출 변동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엠은 지난 2006년
삼성전기(009150)에서 분사해 DVD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핵심 부품인 광픽업(OPU) 분야에서 세계 1위 점유율(35~40%)을 유지하며 성장해왔지만 관련 산업이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2014년부터 광픽업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카메라 부품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모듈 사업이 주력이 되면서 아이엠의 매출은 주 납품처인
삼성전자(005930)의 휴대폰 사업부 실적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띠게 됐다. 실제 1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2016년의 매출은 1924억원이었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2017년 매출은 2494억원이었다. 이후 2018년 1911억원, 2019년 2022억원으로 2017년 매출에 미치지 못했고 영업손실은 지속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과 업계 경쟁심화 등으로 1463억원의 매출을 내는데 그쳤다.
아이엠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 새로운 사업을 시행하기보다는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2019년부터 부실자산과 인력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의 경우 수익성 낮은 제품의 생산설비 등을 손상처리하면서 25억원이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이익에 반영되기도 했다.
또한 메타버스(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 흡수된 형태) 관련주로 묶이게 된 ‘다초점 AR 스마트 글라스’ 관련 사업 역시 계획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초점 AR 글라스 기술은 국책과제로 2018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완료된 상태다.
아이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년 전부터 비용절감 차원으로 부실화된 자산 등을 떨어내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는 올해에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으로 사이즈를 줄였기 때문에 이익률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초점 AR 글라스의 경우 사업화 될 만한 기술인지 여부가 아직 명확하지 않기에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