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유수홀딩스(000700)가 해운IT솔루션 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매각을 검토 중이다. 싸이버로지텍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다 보니 사모펀드 여럿이 인수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싸이버로지텍은 해운 관련 토탈IT솔루션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수홀딩스의 계열사다. 출처/싸이버로지텍 유튜브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수홀딩스는 계열사 싸이버로지텍의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배경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다. 매각주간사는 삼정KPMG가 유력한 상황이며, 이미 복수의 사모펀드에서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운 산업도 스마트화, 고도화되고 있어 싸이버로지텍에 사모펀드가 관심을 갖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00년에 창립한 싸이버로지텍은 해운, 항만, 물류 IT 토탈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7개의 해외 자회사(손자회사 포함)를 거느리고 있다. △컨테이너 관련 통합 운영 솔루션 ALLEGRO △컨테이너 선사 간 협업 플랫폼 CARA △터미널 운영 시스템인 OPUS터미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ALLEGRO, CARA 등 컨테이너 솔루션의 세계 시장점유율(M/S)은 12%, 국내 시장점유율은 33%이고, OPUS터미널과 같은 터미널 솔루션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13%, 국내 시장점유율은 50%이다.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실적은 아쉽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85억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5억6300만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 50억원 이상 적자 폭이 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발주가 줄어든 탓이다. 2018년 1402억3900만원의 매출액, 3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적자 전환됐다.
다만 최근 싸이버로지텍을 둘러싼 시장 상황은 호전됐다. 특히 연관 산업인 해운업은 지난해 말부터 업황이 크게 개선됐다. 국내 대표적인 해운기업
HMM(011200)의 경우, 지난해 '1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길었던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HMM의 실적을 지난 해보다 2.5배 늘어난 영업이익 2조4867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또한 전방 산업인 조선업은 최근 인수합병(M&A) 분위기가 좋다. 지난해 말 있었던
한진중공업(097230) 딜이나 지난 달 신한중공업 본입찰 모두 '흥행'했다. 특히 해상 거주구(데크하우스) 제조사 신한중공업의 M&A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인 태화-오피스PE-NH PE 컨소시엄은 예상가 1400억~1500억원보다 20% 이상 높은 1900억원 내외로 입찰가를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요약하면 실적은 부진하지만 해운업황은 개선되고 있고, M&A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이견차가 클 수 있지만 해운업에 뛰어들고 싶어 하는 곳은 싸이버로지텍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유수홀딩스는 싸이버로지텍의 매각 여부를 확정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IB 관계자는 "유수홀딩스가 포트폴리오 조정과 사업 방향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사업 방향이 결정된 이후 매각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2년간 실적 악화로 제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매각 진행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유수홀딩스는 싸이버로지텍 이외에 3자 물류 전문화사인 유수로지스틱스와 식음료 사업 부문인 몬도브릿지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싸이버로지텍 매각과 관련해 유수홀딩스 측 관계자는 "확인 가능한 사항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