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호실적 타고 뉴욕가는 '쿠팡'…이익전환 전조? IPO가 꼭지?
지난해 4분기 상각전영업손실 200억원…현금흐름 손익분기점 근접
"작년 실적은 코로나19 효과…완화시 유지 어려울 듯"
"쿠팡, 아마존보다 도시국가형 국가에 유리…해외 진출 가능할 것"
공개 2021-02-16 11:00:0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0: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국내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 들었던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행을 택했다. '쿠팡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비전 아래 가파르게 성장했던 쿠팡은 지난해 4분기 현금흐름 기준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분기 기준 현금흐름 손익분기점 문턱까지 다가섰다. 다만, 향후 쿠팡의 전망은 엇갈린다. 장밋빛 예상도 있지만, 코로나19 이후를 고려할 때 쿠팡 없는 삶을 상상하는 의견도 상존한다.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고 서류를 제출했다. 그동안 비상장기업인 탓에 연간 실적만 공개됐던 쿠팡은 이번에 처음으로 분기별 성적표가 공개됐다. 쿠팡은 지난 4분기 연결 기준 9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연히 적자다. 쿠팡의 확장적 사업방식상 영업손실은 불가피하다. 
 
쿠팡의 실적 요약
 
주목할 부분은 매출이 늘면서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조199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1016억원) 대비 약 96% 늘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2.82배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 증가는 추세적이다. 2016년 1조915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13조2118억원으로 6.5배가량 뛰었다.
 
영업활동 관련 현금흐름은 유출에서 유입세로 돌아섰다. 쿠팡은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3329억원의 현금이 순유입됐다. 또한 최근 5분기 사이 4분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다.  
 
활발한 투자활동은 이어가고 있어 쿠팡의 상각 전 영업손실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4분기 쿠팡의 상각 전 영업손실(EBITDA)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491억원)보다 59.2% 감소했다. 상각 전 영업손익이란 현금을 중심으로 이익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다. 2019년 4분기보다 영업손실이 46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감가상각비, 상각비 등이 전년 동기보다 2.03배 늘어난 463억원을 기록, 상각 전 영업손실은 되려 줄었다. 그간 쿠팡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규 사업을 론칭했을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약 170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물류회사'로 올라섰다. 
 
현금흐름 기준으로 쿠팡은 분기별 손익분기점(BEP)문턱까지 왔다. 문제는 앞으로 유지될까 여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작년 실적은 코로나19 효과가 있었다"면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경우, 다시 원상 복귀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오프라인 매장의 회복도 관전 포인트다. 오프라인 매장이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다. 그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오프라인 매장을 정부가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IPO를 하는 시점이 쿠팡의 최고조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기저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주요 근거는 사용자 지표다. 최근 3개월간 쿠팡에서 한 가지 이상의 제품을 산 '활성고객 '은 지난해 말 기준 1485만명(지난해 말 기준)이고, 고객 한 명이 쓰는 돈은 분기당 평균 256달러(약 28만2624원)였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9%, 59%씩 늘어났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이 20%성장할 때 쿠팡은 90%성장했다"면서 "쿠팡이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 실적이 줄 수는 있으나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기배송회원들이 크게 늘어 실적은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평가받는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아마존과 비교해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마존과 쿠팡은 현재 플라이휠(FlyWheel) 전략을 구사 중이다. 떠 있는 바퀴라는 뜻인 플라이휠은 기업의 성장을 만드는 선순환의 수레바퀴를 의미한다. 경영 전략으로 대입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이룬 후 나오는 수익을 배당 재원보다 다른 사업의 투자 재원으로 사용,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을 만든다. 이 경우, 여타 기업보다 기업 규모와 사업 폭 모두 빠르게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존과 쿠팡과 같은 기업의 실적은 '매출과 투자는 빠르게 늘고, 영업이익(손실)은 적다(이어진다)'로 요약된다. 
 
그는 "쿠팡은 한국의 도시국가적인 특징을 잘 활용해 당일 배송을 가능케했다"면서 "쿠팡이 아마존보다 유리한 점은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도시국가 관련 배송 노하우를 보유한 것"라고 분석했다. 이어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작은 국가에서는 쿠팡이 아마존보다 유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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