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필룩스(033180)가 유상증자를 통해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단기차입금 만기 부담을 줄였다. 주가 상승으로 일부 전환사채(CB)의 전환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에 어느 정도 성공한 만큼 성장 동력을 위한 신사업 투자에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필룩스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366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기존 2935원에서 24.7%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모집총액은 1321억2600만원으로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에 따라 유상증자 확정 기간이 길어진 가운데 그 사이 주가 상승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예상발행가액 2935원은 지난해 2020년 8월5일을 기산일해 결정한 것으로 기준 주가 4303원을 기준으로 할인율 25%, 증자비율 40.09%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하지만 일정이 연기되면서 지난달 25일을 기산일로 기준주가가 5350원으로 올랐고 할인율 25%, 증자비율 38.73%를 적용한 결과 발행가액은 3660원으로 결정됐다.
필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임상시험 비용을 투자한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인도에서 임상2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필룩스의 주가에 반영, 발행가액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 모집총액이 30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필룩스의 유동성 압박 우려 해소와 더불어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필룩스는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 등의 자본확충을 바탕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관련 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2019년 부채비율은 53%, 차입금의존도는 26.6%이며 지난해 9월 말 부채비율은 40.3%, 차입금의존도는 20.1%다.
그럼에도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단기성 차입금은 750억9600만원으로 전체 차입금에서 96.4%를 차지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된 자금 중 509억3200만원을 단기와 장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고 13회 사모 전환사채와 16회 사모 전환사채 조기상환에 대응하는 자금으로 각각 11억원과 100억원을 활용한다. 단기성 차입금과 전환사채 조기상환이 완료되면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떨쳐내는 것은 물론, 금융·이자비용 감소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안정적 영업활동을 위해 기존 계획보다 운전자금으로 사용할 금액을 늘렸다. 당초 원자재 구매·일반경비·인건비 등의 운전자금에 투입할 금액은 9억9600만원이었으나 이를 368억4700만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매출 타격 등으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영업에 전력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전환사채 조기상환 대응을 위해 배정한 자금도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운전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100억원 규모의 16회 사모 전환사채의 발행가액은 3476억원으로 현재 필룩스의 주가(1일 종가 4335원)보다 낮아 전환권 행사 가능성이 높다.
필룩스는 그동안 성장동력을 위한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해왔다. 종속회사인 ‘바이럴 진’과 ‘카티셀코리아’를 통해 바이오사업에 진출했으며 2019년 12월에는 하얏트 아메리카가 소유한 서울미라마(유한)의 지분을 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통해 취득, 서울시 남산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 서울’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2차 전지사업과 초소형 전자부품 사업 등 IT기술융합 사업 구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등 상당한 자금소요가 발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필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 확정으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부담이 축소됐고 모집금액이 기존 계획보다 늘어나면서 운영자금을 더욱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회사 성장과 수익성 개선, 사업 확장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