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나수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유가 하락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지난해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사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사업 부문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 1·2공장 전경.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7% 감소한 34조1645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2조5688억원, 당기순손실 2조1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1962년 창사 이래 연간 기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이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원인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하며 수요가 감소한 데 있다.
각 사업별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 매출 22조6379억원, 영업손실 2조2228억원 △화학사업 매출 7조541억원, 영업손실 1212억원 △윤활유사업 매출 2조3713억원, 영업이익 2622억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593억원, 영업손실 48억원 △배터리 사업 매출 1조6102억원, 영업손실 4265억원 △소재사업은 1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달성했다.
주력 사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사업은 전년도 연간 매출액(6903억원) 대비 9199억원 증가한 1조6102억원을 기록하며 본격 성장 궤도에 올랐다. 4분기만 살펴보면 매출 49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매출액(2250억원) 대비 2.2배 증가했다.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의 가동으로 판매물량이 증가했지만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 영향으로 10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따른 배터리 사업 성장세가 전망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은 올 1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9.8GWh 규모 헝가리 제 2공장을 2022년 1분기, 제 3공장을 2024년 1분기에 △9.8GWh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진행 중인 제 1공장을 2022년 1분기, 11.7GWh 규모 제 2공장을 2023년 1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유럽 신규 공장 투자를 위해 헝가리 자회사(SK Battery Hungary Kft)에 약 1조2674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에 연산 7.5GWh 규모의 배터리 1공장을 지난 2019년 말 완공해 가동 중이고, 2공장은 9.8GWh 규모로 오는 2022년 1분기부터 양산 가동할 목표로 건설 중이다.
3공장이 올해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양산에 돌입하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은 30기가와트시(GWh)에 달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배터리 제조업은 최근 2~3년 동안 매년 4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배터리 부문의 탑티어가 제한적인 만큼 공격적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점유·화학 사업은 유가 하락과 코로나19 등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상황이므로 최적으로 운영을 해서 피해규모를 줄여 나갈 것”이라며 “올해부터 백신접종이 확대되면 점유·화학 시장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