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2018년부터 3년 동안 영업적자…동종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반등 열쇠는 ‘영업력’…코로나19 탓에 파고 넘기 힘들 전망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X-Ray 검사장비 제조, 판매업체
자비스(254120)가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스팩합병을 통해 입성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 재무상태에 최근 적신호가 켜지는 등 반전이 절실하지만, 아직 동종 업체 대비 부진한 기색이 역력하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올해도 눈에 띄는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비스는 2002년 4월 설립된 회사로, 전자부품 내부 상태 검사(Xscan), 식품 내 금속·비금속 이물 검사(Fscan) 장비를 제조,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5년 11월 코넥스 시장에 입성했으며, 이어 4년 뒤 한국거래소 ‘기술특례상장’ 혜택을 받으며 IBKS제5호기업인수목적㈜와 합병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코스닥 상장 바로 직전 해였던 2018년 자비스는 매출액 126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 아울러 부채비율은 약 1000%에 육박해 타인자본의존도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 당시 유보 현금에도 경보음이 울렸다. 잉여현금흐름(FCF)은 -14억원, 내부순현금흐름(ICF)은 -4억원으로 집계돼 자체 현금 창출력도 역성장을 거듭했다.
자비스 검사 장비. 출처/자비스 공식 홈페이지
회사는 이듬해 4월 일본 리코(RICOH)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유상증자(41만666주)를 통해 33억원을 긴급수혈 받으며 반전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2019년에도 영업손실(5억7800만원)을 기록했지만, 연말 스팩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회사 잠재 가능성을 인정받는 등 반등을 위한 채비를 갖추는 듯했다.
그러나 성장 정체는 이어졌다. 자비스의 2020년 1분기 매출액, 영업손실은 각각 34억원, 2억6500만원으로 집계됐고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약 18% 감소한 28억원, 영업손실은 1억6700만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지 못했다. 3분기 역시 매출액 28억원, 영업적자 2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하향기류를 탔다.
현금 곳간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ICF는 약 -107억원, FCF는 -27억원가량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악화된 지표를 보였다. ICF 수치 감소는 외부 자금 외 루트로 회사 재무상태를 자정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더불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중국, 일본 해외 합작법인(JV) 설립으로 늘어난 자본적지출(CAPEX)을 메우지 못해 마이너스(-11억원) 구간에 진입했다.
회사 이익결손금 또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축적됐다. 2018년 100만원가량이었던 결손금은 이듬해 74억원,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92억원으로 불어났다. 물론,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영업성과를 시현하기까지 일정 시간을 필요로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상장 시점 대비 증가한 기업은 2019년 특례상장 기업 87곳 중 44곳(51%) 뿐이다.
자비스 재무상태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눈여겨볼 대목은 동종업체와 비교했을 때 자비스의 상승세가 더디다는 것이다. 검사장비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대부분 회사는 작년(상반기 기준) 대부분 호황을 누렸지만, 자비스는 실적 하향곡선을 그리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브이원텍, 나인테크의 경우 3분기까지 각각 누적 영업이익 51억원, 33억원으로 성장에 가속이 붙었지만, 자비스는 3분기 영업손실(2억3000만원)을 이어가며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액을 보면 상반기 이노메트리와 브이원텍이 각각 약 132억원, 139억원을 달성했고 나인테크는 343억원을 상회했지만, 자비스는 62억원으로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검사 장비 업체 2020년 상반기 실적.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제는 올해 역시 파고를 넘지 못할 공산이 커, 자비스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자비스는 일본 리코를 통한 식품 검사장비 시장 진출과 2차전지 검사장비 부문에서 중국 시장에 신규 거래선을 확대하는 등 지난해 실적 상승 요인이 부지기수였지만, 변화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해외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려서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자비스는 반도체, 2차전지 등 IT 부문에 집중된 동종업체들과 달리 식품 내 이물질 검사(Fscan)까지 아우르는 등 사업 영역이 넓다”라며 “애플 무선이어폰에 탑재되는 2차전지 인라인 검사장비를 공급해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2차전지(Xscan) 부문으로 저변을 넓히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기술력은 보유했지만, 영업력이 아쉽다”라며 “이노메트리 등 다른 회사들과 달리 인프라 구축이 더딘 탓에 쉽게 성장세를 시현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Fscan 시장에선 점유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Xscan 부문에서 동종업체와 달리 관계망 형성이 뒤떨어져 당분간 전체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일본 리코와의 관계는 이런 약점을 메울 카드로 꼽혔지만, 코로나19로 일본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라며 “올해도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자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절차에 따라 3년 동안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웠다”라며 “지난해까지 실적은 움츠러들었지만, 연구 인력을 확충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2021년을 ‘턴어라운드의 해’로 만들고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