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나수완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사지연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올해 실적은 수주 성과와 주택 분양 확대를 기반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사옥. 출처/현대건설
현대건설은 2020년 연결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누적기준 신규 수주액은 27조1590억원, 매출 16조9709억원, 영업이익 5490억원, 당기순이익 2277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 영업이익 36.1%, 순이익은 60.3% 감소한 수치다.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47.2% 급감한 4조3254억원, 899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12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던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사업장에서 공사가 지연되면서 증가한 직·간접 비용을 미리 반영하는 등 보수적 회계처리가 주효했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현장 공기 지연 및 클레임 관련 비용을 2분기와 3분기 각각 700억원, 600억원 반영했다. 장기간 잔존해 있던 미청구 공사에 관한 대손충당금도 4분기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기 지연으로 발생한 비용을 미리 반영하는 보수적인 회계처리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라며 “공정이 미뤄진 것은 발주처로부터 보상 계획이라 올해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주는 2020년 연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수주는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 설비 공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홍콩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공사 등 해외공사와 △한남 3구역 재개발 공사 △고덕 강일 공동주택 지구 △대전북연결선 제2공구 사업 등 국내 공사를 통해 전년 대비 12% 증가한 27조15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18.4% 늘어난 66조6718억원으로 약 3년6개월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공사 수행경험과 기술 노하우로 해양항만, 가스플랜트, 복합개발, 송·변전 등 기술적·지역별 경쟁력 우위인 공종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수주 목표는 25조4000억원이다. 매출은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플롯 3&4 공사,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 등 해외 대형공사 매출 본격화 및 국내 사업 매출 확대로 18조7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유가 기조 등의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을 바라보는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택 분양 증가(별도 기준 2019년 1만2800세대→20년 2만1000세대)로 주택 매출액이 약 12% 증가할 전망이다”라며 “지난해 기대했던 해외수주가 올해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해외수주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어 수주도 매출도 성장할 여력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카타르 LNG(100억불)를 비롯해 이라크 발전·인프라 등 해외 수주 기대감은 유효할 전망”이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연료전지, 오염토 정화 등 다양한 신사업의 점진적 가시화 역시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유동비율은 전년 말보다 13.3%p 개선된 207.8%, 부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5.1%p 개선된 104.0%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AA-등급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