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나수완 기자] 합병법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긍정적인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재무부담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대규모 투자가 계획된 가운데 영업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이 당면 과제로 남아있다.
롯데택배 진천 메가허브센터 조감도. 출처/롯데그룹
1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신용등급 ‘A/안정적’으로 평가받았다. 2019년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합병 이후 롯데계열과의 거래규모 증가에 따른 사업기반 강화가 예상되고 유사시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자체신용도 대비 1노치(Notch)등급 상향이 반영됐다.
그러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여전히 저조한 수익창출력을 보이고 있고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영업의 질’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수년간 1% 미만을 기록하다 지난해 겨우 1%를 넘어섰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16년 0.7%를 기록한데 이어 2017년(-1%), 2018년(-0.5%) 영업적자로 인해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나타났다. 2019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187억원)하며 다시 0.7%를 기록했고 2020년 3분기 기준 1.4%를 기록하는 등 5년째 1% 내외수준이다.
문제는 흡수합병과 리스회계기준 개정, 대규모 투자 등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피합병법인 롯데로지스틱스는 2018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투자자산이 롯데지주로 이관되는 한편 부채 상당부분이 승계되면서 재무구조가 저하됐다. 열위한 롯데로지스틱스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흡수합병하면서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친 데다 리스회계기준 개정으로 사용권자산 6092억원, 리스부채 6289억원 등이 부채로 인식됐다.
또 대규모 투자비용이 차입금을 늘린데 한 몫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량처리능력을 증대하기 위해 오는 2022년 완공예정인 충청북도 진천에 중부권 메가 허브터미널에 2093억원, 여주의류통합센터 1588억원, 2021년 영남권 자동화 물류센터에 890억원을 배정했다. 총 설비투자 규모는 5500억원에 달한다. 투자 지출이 현금창출력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차입금을 늘려 자금 조달에 나선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총차입금은 2018년 2073억원 수준에서 2019년 1조1100억원으로 5배 이상 불어났고 2020년 3분기 1조3307억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26.1%에서 2020년 3분기 기준 58.6%로 32.5%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이 늘어남에 따라 2020년 3분기 부채비율은 331%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섰다는 것은 빚이 보유한 자본보다 세 배 많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1배 미만의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해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가 2020년 3분기 1배를 간신히 넘어서며 모면했다. 영업이익으로 갚아야 할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2020년 3분기 기준 1.1배로 집계됐다.
2017년(-2.2배), 2018년(-1.2배)은 영업적자를 기록해 마이너스 이자보상배율을 보였고 2019년에는 0.5배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보며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되면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잉여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236억원, 2017년 -251억원, 2018년 -133억원으로 3년간 적자였다. 2017년 2분기 중 유상증자(1500억원), 신주인수권 행사(240억원)를 통해 대응한 결과 2019년 201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2020년 3분기(-200억원) 다시 적자전환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차입금을 제외하고 갖고 있는 현금이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차입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신용평가사는 계열물량 증가가 미흡해 사업기반 강화가 이뤄지지 않거나 재무안정성 개선이 미미할 경우 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강화된 인프라 경쟁력을 통해 영업실적 개선, 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재무부담 통제 등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당면한 과제인 이유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계열물량의 확대 정도, 영업수익성 개선 여부, 자본적 지출에 따른 차입부담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해 등급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전방산업이 크게 침체되고 물류시장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 SCM과 글로벌부문 실적이 저하될 수 있어 향후 사태 경과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