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0% 현실화…코로나19로 가맹지원 비용 증가실적 부진한데 차입금까지 늘어…신용등급 하향코리아세븐 “플랫폼 다변화로 수익 개선 꾀할 것”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취임 1년을 맞은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수년째 이어진 수익성 악화로 꺼내든 롯데그룹의 인적쇄신 카드가 최 대표 였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악화된 모양새다. 차입금 부담까지 커져 신용등급마저 하향된 코리아세븐은 정체된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코리아세븐 최경호 대표. 출처/롯데그룹
롯데그룹 계열사이자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7년째 영업이익률 1%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2.1%를 기록한 이래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1.3%를 기록하더니 2017년부터 2018년까지 0.2%포인트 더 하락한 1.1%, 2019년에는 1.0%를 기록하며 0%대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2019년 연말 정기 인사에서 최경호 전무를 코리아세븐 대표로 선임하며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최경호 대표는 지난 1992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해 28년간 상품과 영업 등 핵심 보직에 몸담았던 만큼 회사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프리미엄 점포 ‘푸드드림’과 ‘회 주문 접수 서비스’ 등 플랫폼 다각화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2020년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은 3조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9%나 급감한 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3분기 1.45%에서 0.01%로 1.44%포인트 하락했다. 우려하던 0%대 추락이 현실화된 것이다.
경쟁사인 GS리테일(GS25), BGF리테일(CU)과의 격차는 더 확대됐다. GS리테일 편의점 부문 매출은 5조2443억원, 영업이익 1918억원을 기록했고 BGF리테일 편의점 부문도 매출 4조6161억원, 영업이익 129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와 비교시 영업이익이 최소 320배에서 480배 가량 차이가 난다.
재고자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재고자산 평가액이 888억원 수준이었던 2017년에 비해 2020년 3분기 기준 2031억원까지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재고자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화하지 못한 재화가 창고에 쌓여있다’는 의미로 통하기에 영업활동과 재무구조에 좋은 신호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지에 위치한 가맹점 매출 감소와 더불어 급여·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하는 판관비가 증가한 것이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 3분기 기준 판관비는 6725억원으로 전년 동기(6594억원) 대비 131억원 늘어났다. 매출원가에서 판관비를 뺀 영업이익이 2019년 3분기 436억원에서 2020년 3분기 4억원까지 감소한 원인 중 하나다.
가맹점 지원 관련 비용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줬다. 가맹점 지원 비용은 대외비로 공개되진 않지만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2020년 3분기 누계 기준 6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또 로열티·물류비 등 매년 지출되는 높은 고정비 등 사업구조도 한몫했다. 코리아세븐은 매년 순매출의 0.6%를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 지급하고, 물류·배송업무를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을 통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타사의 경우 물류·배송 관련 업무를 자회사를 통해 진행하기에 수익으로 잡히지만 코리아세븐은 비용으로 잡히는 구조다. 2019년 코리아세븐이 지불한 로열티·물류비는 총 168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해 영업이익인 422억원에 4배 가까운 금액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 안정화와 점주의 안정을 위해 운영해온 가맹점 지원 관련 비용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소 증가한 부분이 있다”라며 “다만 로열티나 물류비용은 수익성 악화의 절대적인 이유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적부진→자금소요→외부자금 조달→재무건전성 악화
코리아세븐은 수년간 수익창출력이 정체됐어도 가맹점 점포 확대 등의 투자를 지속했다. 편의점 사업은 상품판매 마진 수익배분을 기반으로 하기에 다수의 가맹점을 확보할수록 이익기반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체적인 수익창출력으로 투자비용과 운영자금 등을 감당할 수 없다 보니 외부자금 조달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이는 곧 차입금 부담으로 이어져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코리아세븐의 점포수는 2017년 9019개에서 2019년 1만16개로 늘어났고 2020년 9월 말 기준 1만378개까지 증가하는 등 공격적인 점포확장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019년에만 904억원이 2020년 3분기까지 828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했다.
순차입금 규모는 2016년 20억원 수준에서 2020년 3분기 기준 4501억원(리스부채 2125억원포함)으로 증가했다. 총차입금은 6674억원으로 전년 동기(4993억원) 대비 34% 증가하는 등 외부자금 조달이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1.7%에서 37.7%로 6%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사상 최대치인 333.3%를 기록했다. 코리아세븐은 수년간 부채비율이 200~300%대 수준을 유지하며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이어갔다. 최근 5년간 코리아세븐의 부채비율은 2016년 250.1%, 2017년 217.5%, 2018년 208.3%, 2019년 303.0% 2020년 3분기(별도) 333.3%로 집계됐다.
부채가 늘어남에 따라 현재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2020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4억원인 반면 이자비용은 130억원으로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32배를 넘어섰다. 빚은 불어난 가운데 수익성 악화가 겹쳐 이자보상배율은 0.03배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으로 갚아야 할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해당 수치가 1을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본다.
신용등급 A+로 하향…최 대표 당면 과제는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 단기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경쟁사들과 확연하게 벌어진 영업수익성과 차입금 증가 등이 이유였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편의점 업계 내 경쟁심화 등으로 단기간 재무안정성 개선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우호적인 환경변화가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 이익창출력 제고 수준이 모니터링 요소”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코리아세븐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있고, 올해 회사채 정기 평가를 앞둔 만큼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은 최 대표의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사업구조 개편 없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코리아세븐은 여전히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수익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반 점포 대비 매출이 20~30% 높은 프리미엄 점포 ‘푸드드림’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O2O(Online to Offline)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이를 통해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을 함께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