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두산그룹 앞에 껴있던 안개도 서서히 걷히는 모습이다. 다만, (주)
두산(000150)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유상증자, 인수·합병(M&A) 등을 진행했지만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기 전과 비교해 신용등급은 한 단계 하락했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그룹의 장기신용평가를 BBB로 유지하며 등급 전망을 '불확실 검토'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두산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지난 3월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하고 3조원을 긴급 수혈받았다. 이후
두산중공업(034020)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특히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
솔루스첨단소재(336370)(구 두산솔루스, 이하 솔루스) △모트롤BG △두타몰 △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건설 등 많은 사업부의 M&A가 1년 사이 진행됐으며 이 중 두산건설을 제외하고는 매각이 완료되거나 임박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그 결과, 내달까지 (주)두산은 자체적으로 1조 1271억원의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 그룹 차원의 유입액은 3조925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2019년 말 별도 기준 121.6%였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101.3%까지 낮아졌다. 현금 보유량이 늘어난 터라 순차입금의존도의 안정세는 부채비율보다 더욱 확연했다. 지난해 말 30.2%였던 두산그룹의 순차입금의존도는 3분기 말 기준 21.3%로 8.9%p 줄어들었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매각 대금 유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가시적인 차입금 감축이 이루어지고 있는 등 대체로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달 초 모트롤 사업부문이 분할·매각에 따라 두산그룹의 자체 수익은 감소할 전망이다. 그는"모트롤 사업부의 매각으로 인해 영업이익 창출 규모가 기존 1500억원 수준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한편 아직 M&A가 종결되지 않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딜의 시발점이 됐던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 검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딜 종결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점, 두산중공업은 DICC소송 관련 우발채무 분담 가능성 등이 주요 이유다.
최 연구원은 "차입 부담 완화와 재무적 융통성 개선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안정화 및 현금흐름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현 상황을 유지했다"라고 두산중공업의 평가 배경을 언급했고,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두산중공업이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사업분할이 이루어질 경우 재무안정성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라고 등급 유지의 이유를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