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과감한 투자로 차입금을 늘린
신성통상(005390)의 선택이 코로나19라는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현금창출력으로 차입금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커진 실적변동성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분간 재무안정성 저하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계연도 2021년 1분기(2020년 7~9월, 6월 결산) 말 신성통상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4737억원으로 회계연도 2020년 말(2020년 6월 말) 대비 6.7%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80.9%로 32.8%p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53.3%로 0.4%p 하락했지만 여전히 50%가 넘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신성통상은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 ‘탑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 등 설비투자를 진행하면서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실제 회계연도 2018년(2017년 7월~2018년 6월) 298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19년(2018년 7월~2019년 6월) 3224억원, 2020년(2019년 7월~2020년 6월) 4440억원, 2021년 1분기 4737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계상된 리스부채(2020년 713억원, 2021년 1분기 796억원)를 제외하더라도 차입부담은 확대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회계연도 2018년 183.5%, 2019년 198.7%, 2020년 248.1%, 2021년 1분기 280.9%로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45.6%, 2019년 46.7%, 2020년 53.7%, 2021년 1분기 53.3%로 50%를 넘어섰다.
생산법인 및 브랜드 구조조정 마무리로 비경상적 비용의 추가적 발생 가능성이 마무리 됨에 따라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계획된 대규모 투자가 존재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수익성 악화와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재무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예상이다.
신성통상의 회계연도 연결 기준 2021년 1분기 매출은 27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체 매출의 50.4%를 차지하는 내수패션 부문이 영업손실 108억원을 기록한 것이 적자전환의 원인이다. 재고자산 소진을 위한 할인판매 확대가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실제 최근 5년 평균 64.5%의 매출원가율을 보였던 신성통상의 1분기 매출원가율은 71.4%로 6.9%p 상승했다.
더구나 코로나19의 3차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와 3단계 상향 적용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패션업계의 성수기인 동절기에 오프라인 매장 중심인 제품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미 확보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할인판매 등을 진행한다면 매출은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겠지만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은 전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고자산이 수익성 및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신성통상은 내수패션업과 OEM(주문자생산방식) 수출업을 병행하는 사업구조로 전업 내수패션기업에 비해 재고자산 부담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탑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격적인 유통망 확보에 나섰고 이에 따라 재고자산이 늘었다.
실제 재고자산은 회계연도 2017년 2065억원에서 2018년 2315억원, 2019년 2659억원, 2020년 3071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이는 유통망 확보, 매출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라는 해석이 가능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감소, 오프라인 매장 방문 감소 등 제품판매가 부진할 경우 발생되는 재고자산까지 추가적으로 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운전자본 부담을 키우는 것은 물론, 늘어난 재고자산 관리를 위한 할인판매 등을 진행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져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한 차입규모 축소를 더욱 힘들게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도 중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저하를 전망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체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관리한다는 방향 자체는 변화하지 않았다”라며 “온라인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판매 강화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 판매 감소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