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국내 최초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 기업인
파라다이스(034230)의 경영성적이 악화일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회복 시기를 점치기도 어렵다. 신용등급은 내려앉고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부정적 등급 전망까지 부여하고 있어 추가 강등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건의 투자수요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시장의 시각도 싸늘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93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5% 감소했고 영업손실 폭은 확대됐다.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사교장수입(카지노) 1138억원, 호텔 263억원, 복합리조트 1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2%, 34.2%, 41.1% 줄었다.
2분기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및 일본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인건비 및 VVIP 고객 유치 비용 등 고정비가 지속되며 적자를 키운 것이다.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인 카지노 매출은 고객이 게임을 하기 전 현금을 주고 교환한 칩과 게임 후 남은 칩을 다시 현금으로 교환했을 때(드랍액)의 차이가 수입으로 잡히게 되는 구조인데 코로나19로 고객 자체가 줄면서 연결 기준 2~3분기 드랍액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또한 인천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부산의 호텔 등으로 사업기반을 다각화했지만 이들 역시 방역 및 예방을 위한 휴업,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다.
문제는 내년, 내후년에도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종식의 전제 조건은 백신 개발인데, 3상 임상 중이던 미국의 존슨앤존슨과 일라이릴리가 임상을 중단하며 백신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국내 있는 16개의 카지노 중 4개(서울, 인천, 부산, 제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56.6%를 차지한 업계 1위로서의 위치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종식 후 반등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기관들도 부진한 영업실적 지속을 이유로 A+(부정적)이던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하향조정했다. 특히 수익성 회복에 대한 불투명성이 여전하다면서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최근 진행한 회사채의 수요예측에서도 파라다이스를 바라보는 우려를 시선을 알 수 있다. 파라다이스는 1000억원을 모집하기 위한 3년물 공모사채 발행을 결정했는데 1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수요예측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참패했다. 앞선 7일 파라다이스보다 낮은 A-신용등급으로 3년 물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현대중공업지주는 800억원 모집에 2470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지원에 따라 1000억원 중 700억원을 산업은행에서, 주관사였던
SK증권(001510)이 200억원,
미래에셋대우(006800)가 100억원을 인수해 1000억원 확보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자금 활용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이번 회사채 모집은 오는 11월 자회사 차입금 매입확약에 따라 인수해야 할 수도 있는 파라다이스영종 제5차 유동화증권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는데 파라다이스 측은 해당 유동화증권의 인수인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험상 파라다이스영종 유동화증권에 대한 인수단이 나타나지 않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차환자금이나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