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이 다시 한번 유상증자에 나선다. 최대주주의 배정 지분 100% 참여와 유상증자 후 0.2주 무상증자라는 유인책을 제시하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뿐 악화된 재무구조로 인해 재정난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4500만주의 기명식보통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집예상 총액은 720억원이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된다. KB증권과
한양증권(001750)이 잔액 인수인으로 참여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7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기한 후 약 한 달 반 만에 규모를 키워 다시 진행하는 것이다.
지난 유상증자의 실패는 청약률 저조 때문이었다. 지분 58.32%를 가진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의 청약참여율이 25.61%에 그치는 등 전체 구구주 청약률이 52.09%를 기록했다. 당시 티웨이항공은 최대주주 청약참여율 저조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부득이 유상 신주발행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상증자 실패 후 비교적 빠른 시간 내 다시 자금모집을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티웨이항공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17년 전년 대비 매출액 성장률 52.6%, 영업이익 성장률 267.3%를 기록했던 티웨이항공은 2018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각각 25.3%, 1.5%를 나타내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9년 하반기 한일무역갈등으로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매출감소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1738억원, 영업손실은 709억원이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88억원이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450억원 규모의 차입을 진행했지만 같은 기간 유동성차입금은 1253억원으로 보유현금으로 유동성 대응을 하기 쉽지 않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실적회복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게 됐다. 재단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빌게이츠는 코로나19가 2021년에야 종식될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 침체가 앞으로 1~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버티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밖에 없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가 배정된 물량에 100%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 있다. 여기에 유상증자 후 1주당 0.2주 무상증자라는 유인책까지 꺼내들었다.
다만 무엇보다 실적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LCC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항공기를 빌려서 운영하기 때문에 항공기 리스비용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데 매출 하락·적자 지속이 이어진다면 이번 유상증자는 임시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통한 모집 예상금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 7월 포기했던 유상증자 역시 당초 모집 예정금액은 642억5000만원이었지만 주가 하락으로 인해 최종 모집금액은 501억25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결정을 공시한 다음날일 지난 11일 티웨이항공 주가는 2500원으로(종가기준) 전일 대비 6.7% 떨어졌다.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재개와 화물사업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 모집액이 계획에 미달할 경우 항공기 리스료 및 정비비, 항공기 유류비, 조업비 등 운영비 순으로 집행해나가고 부족분은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선, 국제선, 화물운송 등을 다 준비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빠른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