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LG화학(051910)이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안건으로 한 이사회가 열린다. 분할 기일은 12월1일이 유력한 상황이며, 전문가들은 투자 유치를 위한 분사로 해석하고 있다.
LG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은 17일 이사회를 갖는다. 이번 이사회에는 배터리 사업부 분사에 관한 안건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사업부 물적분할은 시점의 문제였을 뿐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지난 2년 사이 LG화학은 많은 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배터리 사업 투자 등으로 2년 사이 10조2758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있었다.
공장 증설을 위해서도 3조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폴란드와 중국 빈강 지역에 자동차전지 공장을 증설하는데 지금까지 4조6000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앞으로 2조 1700억원의 추가투자가 예정돼 있다. 석유 화학 부문 역시 여수 NCC 복합시설 증설에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투자 재원을 LG화학 자체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만 충당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총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8조3509억원이었지만, LG화학은 6조5967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쉽게 말해, LG화학은 2년 반 사이 영업으로 8조원 이상을 현금으로 벌었지만 14조원 이상 외부로 현금이 유출됐다는 의미다.
당연히 LG화학의 재무부담은 커졌다. 2017년 연결 기준 53.3%였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말 116.2%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 사실상 제로(0)였던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상반기 말 22%까지 늘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핵심사업 부문의 경쟁지위 유지를 위한 설비 증설 과정에서 연간 5조원 내외의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물적분할 이후 본격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장 준비는 마쳤다.
재계 관계자는 "시중에 유동성이 풀려있고, 최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대박 나는 등 IPO하기 최적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