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준영 기자] 국내 최초의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둔 공모리츠인 켄달스퀘어리츠 상장이 꼬이고 있다. 켄달스퀘어리츠는 2조원이 넘는 대규모 리츠로 구성될 예정인 데다 10곳이 넘는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편입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변수들이 부각되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켄달스퀘어리츠가 올해 안으로 예정했던 상장 일자를 미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켄달스퀘어리츠는 글로벌 물류전문 개발회사인 ESR이 국내 자회사인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을 통해 조성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다.
켄달스퀘어자산운용 전경. 출처/켄달스퀘어자산운용 홈페이지
켄달스퀘어리츠 관계자는 “최대한 올해 안에 공모상장을 완료하고 싶지만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라며 “국토교통부로부터 인가도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모리츠는 대형 오피스나 리테일 등 전통적인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공모리츠의 첫 시동을 건
롯데리츠(330590)는
롯데쇼핑(023530)의 백화점 및 할인점 등을, NH프라임리츠 역시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들을 자산으로 담아왔다.
반면 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로만 총 열두 곳을 자산으로 편입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인가를 받는 데까지 이전보다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켄달스퀘어리츠가 편입할 물류센터 자산규모가 큰 데다 종류도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국토부에서 심사를 하는 데에도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켄달스퀘어리츠가 담을 예정이던 핵심 물류센터 가운데 일부가 리츠에 편입되지 못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나온다. 매도자가 물류센터를 매각하지 않을 의사를 밝히면서 편입자산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물류센터 자산을 편입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담으려던 자산의 경우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대형 임차인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는데 아직 완공도 안 된 자산으로 대체하기에는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실물 자산을 리츠로 편입하는 것보다 개발 중인 자산을 리츠로 상장시키는 것이 훨씬 복잡할 수밖에 없다”라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야 하는 사항도 더 많고, 아직 관련해서 규제가 풀어지지 않은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임대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위험요소로 꼽힌다. 상장한 뒤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당금을 지급할 때 대출 등 외부 자금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 위주로 투자하는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이 조성하는 리츠다.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은 홍콩계 물류센터 개발 및 투자회사인 ESR의 국내 자회사다. 켄달스퀘어자산운용은 현재 국내에서 약 150만~200만평에 이르는 물류센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에 첫 펀드를 선보인 뒤 총 세 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