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태영 기자] 오너리스크 등으로 기업공개(IPO)가 무산됐던 바디프랜드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청소년용 안마의자에 대한 거짓광고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검찰 고발로 이어지는 등 연구개발보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무리한 광고집행이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상장 주관사 관계자는 "언론에서 7월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상장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금시초문이다"라며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고 하반기 중 가장 좋은 시점에 청구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 고발된 거짓광고 이슈의 경우 재발하지 않도록 보완사항을 검토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IPO 실패를 경험했던 바디프랜드는 주관사에 변화를 줬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2018년 함께 했던 모건스탠리는 빠졌다. 기업가치는 2조원 이상, 공모 규모는 4000억원 이상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2015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바디프랜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계획이 중단됐다. 이어 2018~2019년 상장을 노렸지만 박상현 대표의 형사 입건 및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으로 실패했다. 경영 투명성 미흡 때문이었다.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 출처/바디프랜드
절치부심했으나 올해 하반기 IPO 성공 여부 역시 안갯속이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바디프랜드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청소년용 안마의자가 키를 크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광고했다는 설명이다.
문제의 제품은 지난해 출시한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다. 회사 홈페이지,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이 제품이 키성장 효능은 물론 브레인 마사지를 통한 뇌 피로 회복·집중력, 기억력 향상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공정위는 바디프랜드가 임상시험을 통해 키성장 효능을 실증한 적이 없는 것으로 봤다. 또한 브레인 마사지와 관련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생명윤리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특히 바디프랜드는 스타를 이용한 광고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김서형, 오아린, 김수미, 김상중, 추성훈·추사랑 부녀에 이어 올해 4월 방탄소년단(BTS)까지 이어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가 BTS를 섭외했을 때 놀랐다"라며 "국내 톱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1년 계약 기준으로 받는 금액이 10억원 선이라고 할 때 BTS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주요 대기업이 아닌 이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고선전비(연결 기준)는 2017년 278억원, 2018년 313억원, 2019년 236억원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는 2017년 6.73%, 2018년 6.95%, 2019년 4.91%를 차지한다.
반면 경상연구개발비(연결 기준)는 2017년 96억원, 2018년 130억원, 2019년 167억원 가량이다. 매출액 대비로는 2017년 2.32%, 2018년 2.89%, 2019년 3.48% 수준이다. 안마의자에 대한 연구개발보다 스타 마케팅을 통한 광고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실적(연결 기준)과 관련해서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2017년 4130억원, 2018년 4505억원, 2019년 480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더불어 영업이익률은 2017년 20.2%, 2018년 11.3%, 2019년 8.6%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광고선전비 부담에 따른 판매비 및 관리비 증가를 꼽았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IPO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은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보는 것인데 연구개발비보다 광고선전비 비중이 더 높은 회사가 그러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의문이다"라며 "차라리 스타 마케팅에 쓰는 비용을 안마의자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 등에 투자를 하는 게 기업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