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두산그룹의
두산솔루스(336370) 매각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력한 인수후보들이 대거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며 접수 기간도 연장됐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두산그룹과 매각주간사 삼일 PwC는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롯데케미칼(011170)을 비롯해 대다수 사모펀드들이 참여하지 않았으며, 예상 밖으로 흥행이 부진하자 매각 측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인수의향서(LOI)접수 기간을 연장했다고 전해졌다.
두산솔루스의 주요 사업 이미지. 출처/두산솔루스 홈페이지
두산솔루스 인수전의 주요 이슈는
두산(000150)그룹의 희망 매도 가격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의 기업가치(EV)를 1조 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매자 측에서는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1조 5000억원 이상 되려면 전지박 사업부의 생산여력이 7만~8만톤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는 향후 증설 계획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전지박 사업부와 발광다이오드(OLED)기초 소재를 만드는 첨단소재 사업부로 나뉜다. OLED기초 소재의 경우 HBL(정공방어층), ETL(전하수송층)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전지박·동박 부문은 장래가 촉망되지만, 생산여력이 현재 1만톤 수준이다. 현재 증설 중인 공장이 완공된 이후 예정대로 양산에 돌입할 경우, 올해 2만톤 수준으로 확대된다. 생산여력을 7만~8만톤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만약 두산솔루스를 인수한다면 투자가 상당히 필요하다"면서 "현재 매출 수준에서 프리미엄을 주는 것은 큰 무리가 없지만, 앞으로 계획에 대해 돈을 써야 하다 보니 부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입지 조건이 경쟁사인
SKC(011790)와
일진머티리얼즈(020150)보다 낫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기업가치를 1.5조원까지 책정하기는 무리라는 평이다.
한편 두산모트롤BG의 예비입찰도 비슷한 모습이다. 국내외 사모펀드 3~4곳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모트롤 역시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하다. 일부 사모펀드에서는 두산솔루스보다 두산모트롤BG의 사업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두산모트롤BG는 유압기기 제조, 방산사업 등을 하는 (주)두산의 사업부서다.
흥행이 저조한 까닭은 두산솔루스와 유사하다. 가격이다. 두산그룹의 희망 매도가격은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5000억원 수준이면 에비타 멀티플이 10배 수준"이라면서 "IT, 바이오 기업도 아니고 과한 수준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회사 모두 회사의 비즈니스 매력도는 높지만, 투자 매력도 관점에서 본다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