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꾸준하게 개선세를 보이던
GS건설(006360)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흔들리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 등으로 투자를 늘리다 보니 차입금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택과 해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동안 재무개선을 이끌었던 영업현금창출력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의 연결 기준 1분기 말 부채비율은 241.4%, 차입금 의존도는 27.9%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21.7%p, 2.9%p 상승했다. 순차입금은 2019년 1조2762억원에서 올 3월 말 1조6164억원으로 26.7% 증가했다.
GS건설은 차입금을 줄여왔다. 실제 2017년 1조2635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18년 2689억원으로 78.7%나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회계기준의 변동으로 5785억원이 리스부채로 계상됐고 종속회사인 GS 이니마 브라질이 브라질 수처리업체 BRK Ambiental로부터 산업용수 사업부문(FIP Operacoes Industrials) 지분을 3030억원에 사들이면서 순차입금은 1조2762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올 1분기에는 영국 철골 건축물 기업 엘리먼츠(Elements)와 폴란드 목조 주택 기업 단우드(Danwood)를 2291억원에 인수하며 해외 모듈러 시장에 진출했다. 모듈화 공법은 단위 모듈을 외부에서 사전 제작해 건설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하는 것으로 현재 주목받는 스마트 건축 기술이다.
GS건설의 차입금 축소는 영업수익성 개선에 따른 영업현금흐름(OCF) 증가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 규제 정책 지속과 코로나19 확산,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악재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졌다.
지난해 GS건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조4166억원, 영업이익은 76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7%, 27.9% 감소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지난해 계획됐던 주택공급이 미뤄졌고, 주요 해외 플랜트 현장들이 마무리되면서 전체 매출이 줄었고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의 고정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 규모는 축소됐다.
올 1분기 실적도 나빠졌다. 연결 기준 GS건설의 매출액은 2조4415억원,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31.3%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정지연으로 플랜트 부문 원가율이 상승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문제는 2분기 실적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 시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공사 중단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비용증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한 급락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그치면서 해외 신규수주는 물론 본계약 체결도 미뤄지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는 GS건설의 2분기 매출은 2조4410억원,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 17% 감소한 수치다.
그동안 GS건설이 강세를 보였던 도시정비사업은 지난 1월 수주한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외에 성과가 없다. 지난달 수주에 나섰던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은 포스코건설에게 밀렸다.
더구나 매출 비중이 높은 주택 부문의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주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7월까지라서 3분기부터는 국내 주택사업도 흔들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GS건설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었음에도 7%에 우수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은 1894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특히 GS건설은 주택 의존도가 높은데 진행 중인 주택사업 중 분양시장 호조세가 유지되고 있는 서울·수도권 지역 비중은 77.3%에 달하고 지난달 20일 기준 분양률이 100%다.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이 질 높은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영향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했다”라며 “안정적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을 바탕으로 차입금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