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코스닥 입성 재추진을 위해 밸류에이션을 소폭 낮췄다. 메디톡스 영업정지 등으로 피어그룹 재편이 불가피한 중에, 미래 예상이익에 전이성 신장암 항목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코스닥 상장 재추진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 3월에 공모가액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다음 이후 잔여일정을 철회한 바 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당시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상장 철회사유를 “주식시장 급락 등”이라고 밝혔다.
상장 지연기간 동안, 에스씨엠생명과학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을 다시 짰다. 기존 밸류에이션 비교그룹에 포함된
메디톡스(086900)를 배제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4월20일에 무허가 원액 사용 등에 대한 내부고발 건 등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메디톡스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의 밸류에이션을 좌우하고 있었다. 기존 증권신고서에 적용된 메디톡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5배였고, 그 결과 에스씨엠생명과학 밸류에이션 평균 PER배수는 31배를 기록했다. 메디톡스만 그대로 들어낼 경우,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적용 PER배수는 26배로 낮아지게 된다.
게다가 또 다른 비교그룹인
동아에스티(170900)의 PER도 37배에서 10배로 급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을 다시 짜면서 당기순이익 적용 범위를 2018년 4분기~2019년 3분기에서 2019년 실적으로 변경했는데, 그 과정에서 동아에스티 4분기 실적에 255억원의 관계회사주식처분이익이 반영돼 당기순이익이 급격히 불어났다. 실제 동아에스티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59% 증가한 709억원을 기록했지만, 반대로 주가 상승은 미미했다.
SCM생명과학 연구진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CM생명과학
본래 레고켐바이오는 2018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탓에 기존 지난 증권신고서의 1차 유사그룹 선정 단계에서 배제됐지만, 2019년 당기순이익에서 흑자를 내면서 포함될 수 있었다.
안국약품의 경우 다소 폭넓게 해석을 낸 것으로 보인다. 본래 안국약품은 기존 증권신고서의 최초 피어그룹 목록에 포함됐지만, “바이오 신약 개발 사업 영위 및 파이프라인 라이센스 아웃을 통한 수익창출 사업모델 보유”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배제했다. 그러나 금번 증권신고서에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의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분류됐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지난 2015년부터 바이오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고, 2018년에 성장호르몬 결핍증 신약에 대해 호주/뉴질랜드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등의 사유로 메디톡스를 비교그룹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면서 “밸류에이션 유지 등을 위해 안국약품 등을 대신 포함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공모자금은 기존 대비 30억원 가량 감소한 246억원으로 책정됐다. 공모밴드가 기존보다 소폭 하락한 1만4000~1만7000원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PER 적용 대상이 되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의 2023년 당기순이익이 기존 대비 약 21억원 낮아진 190억원으로 책정된 탓이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의 판매 시기를 2023년에서 2024년으로 1년 늦췄고, 그 결과 전이성신장암 매출 50억원이 밸류에이션에서 빠져 당기순이익도 감소하게 됐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관계회사인 코이뮨을 통해 전이성 신장암 수지상세포 백신 개발을 추진한다”면서 “코이뮨은 올해 2월에 미국 FDA로부터 전이성 신장암 2b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고, 올해 상반기 임상시험을 본격 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