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골프클럽안성Q’ 매각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되려 '반사이익'을 얻으며 최근 골프장 가격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케이스톤파트너스의 기대치는 지나치게 높다는 말이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골프클럽안성Q 인수의사를 밝히며 케이스톤파트너스와 가격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다만 가격대를 놓고 의견차이가 발생해 협상은 결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클럽안성Q 전경. 출처/골프클럽안성Q 홈페이지.
골프클럽안성Q는 골프장을 눈여겨보는 투자업계 관계자들로서는 친숙한 매물로 꼽힌다. 케이스톤파트너스가 2018년부터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매각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 티저레터(투자안내문·TM)까지 배포했다. 하지만 낮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등을 이유로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지는 못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밸류애드나 오퍼튜니스틱 관련 매물은 매도자가 매각시기를 정해놓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업계 컨센서스가 형성된다”라고 말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최근 매각주관사를 KB증권으로 바꾸며 골프클럽안성Q 매각작업에 재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원하는 가격대를 맞출 원매자를 만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골프클럽안성Q 매각작업은 올해 초 한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골프클럽안성Q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입지 등을 종합하면 매각가가 최대 1300억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하지만 케이스톤파트너스가 한앤컴퍼니와 협상과정에서 원했던 가격대는 1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 희망가격과 업계 컨센서스와 비교해 차이가 있는 셈이다.
케이스톤파트너스가 골프클럽안성Q의 가격대를 높게 산정한 데는 최근 골프장이 흥행시기를 맞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오피스, 리테일, 호텔 등 전통적인 부동산 자산이 타격을 받았지만 골프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 골프장은 밀폐되지 않고 탁 트인 만큼 상대적으로 수입감소가 덜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골프클럽안성Q는 비교적 서울과 가까워 입지가 좋은 편이다. 서울 강남권역에서 안성Q까지는 약 1시간 내외로 접근할 수 있으며 이는 경기, 강원, 충청 등 대중제 골프장 약 71곳 가운데 20위권 안에 드는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골프클럽안성Q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감안하면 매각가격이 1500억원까지 오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2019년 해당 골프장은 EBITDA가 약 56억원에 이르렀다. 그동안의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2020년 약 6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골프장에 통상적으로 쓰이는 멀티플 배수(14~15배)를 곱하면 840억~900억원 수준에 머무른다.
최근 거래사례를 토대로 ‘홀당 가격’을 따져봐도 골프클럽안성Q가 1500억원까지 닿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홀당 가격은 골프장의 현금창출능력 외에 토지와 입지를 함께 고려한 기준이다. 스트라이커캐피탈이 최근 인수한 파가니카CC는 홀당 가격이 약 52.8억원, 캡스톤자산운용이 품은 더플레이어스CC는 약 62.9억원으로 알려졌다. 최대치인 62.9억원으로 계산하더라도 골프클럽안성Q의 몸값은 11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클럽안성Q가) 1500억원대에 팔리려면 매출이 아닌 EBITDA가 90억원에서 100억원 정도는 나와야 한다”라며 “하지만 18홀 기준 골프클럽은 대부분 매출이 많으면 100억원 수준으로 이를 감안하면 가격대는 1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